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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여성 2명 걸어서 남-북극 정복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두 명의 영국 탐험가가 1천2백 킬로미터를 걸어 북극에 도달했다.
두 명의 영국 여성만으로 구성된 원정탐험대가 걸어서 남·북극을 정복하는 놀라운 기록을 세웠다.

영국의 PA통신은 세 쌍둥이의 어머니인 앤 다니엘스와 영화사 재정담당일을 하고 있는 캐롤라인 해밀턴이 캐나다 북부의 워드 헌트에서 출발한지 81일만에 북극에 도달했다고 보도했다.

런던 스피털필즈에 거주하는 35살의 캐롤라인은 영국 PA통신에 "우리는 지구의 맨 꼭대기에 서있었으며 그것은 매우 황홀한 기분"이라고 말한 뒤 "북극에 도착해서 영국 국기를 꽂고 국가를 불렀다"고 소감을 밝혔다.

두 명의 여성탐험대는 새벽 4시경(영국 현지시간)에 북극에 도착했다. 그들은 얼음위에 캠프를 치고 나서 미니 병에 담긴 위스키와, 말린 쇠고기, 그리고 녹인 얼음물로 축하 파티를 벌였다.

데본지역 윔플에 거주하는 37세의 앤은 탐험 내내 위성전화를 이용 그녀의 8살 먹은 세 쌍둥이 조셉, 루시, 그리고 레이첼과 통화를 해왔다.

"나는 무척 행복하며, 흥분과 동시에 또한 편안함을 느낀다. 지구 맨 꼭대기에서 자녀와 통화하는 것은 매우 특별한 느낌을 주었다. 이제 나는 집으로 돌아가 내 자녀들과 평범한 식사를 하고 싶다"라고 앤은 말했다.

이들은 음식과 장비가 실린 5백50 킬로그램의 썰매를 끌고 요동치며 얼음이 녹아 내리는 북극해 건너 1천2백 킬로미터의 대장정을 마쳤다.

앤과 캐롤라인은 일요일 비행기로 캐나다 북부 리절루트 만에 귀환, 오는 금요일 영국으로 귀국할 예정이다.

두 여성은 모두 따뜻한 목욕물과 갈아 입을 옷이 제일 그립다고 말했다.

캐롤라인은 "사람의 몸은 휴식을 취하려고 할 때 가장 피곤함을 느낀다. 하지만 그 순간 아드레날린은 우리를 계속 전진하게 만들었다"고 술회한 뒤 "탐험의 마지막 한 달동안 우리는 4백80 킬로미터를 헤쳐 나갔으며 그것은 확고부동한 육체와 정신의 노력 덕택"이라고 말했다.

북극정복-그녀들의 두 번째 영광

앤과 캐롤라인은 여성만으로 팀을 구성, 2000년 1월 남극에 도달한 탐사대의 일원이기도 했다.

두 여성의 탐험은 북극 탐험을 함께하자는 50세의 폼 올리버의 제안으로부터 시작됐다. 남극 탐험 당시 5섯명의 대원 중 하나였던 폼 올리버는 그러나 탐험 47일만에 극심한 발 동상으로 탐험을 중단해야 했다.

특히 캐롤라인은 이번 탐험으로 그녀의 세번째 극탐험 성공을 자축하게 됐다. 그녀는 1997년 5월 20명의 여성이 참여한 북극 탐험 랠리에 참가, 최초로 여성만으로 탐사대를 꾸려 극탐험에 성공한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캐롤라인과 폼은 97년 랠리 당시 북극에 도달하는데 성공한 4개팀 가운데 한 팀에 속해 있었다.

두 여성 탐험가에게 녹아가는 극 지방의 빙상(氷床)은 문제거리 중 하나였다.
앤은 당시 랠리에 참여한 5개 팀가운데 선두 팀에 속해 있었다. 또 그녀는 탐험 12일만에 얼음속에 빠져 죽을 뻔한 고비를 넘긴 적도 있다.

앤과 캐롤라인은 북극의 빙하가 녹아 내리는 계절적 시기를 극복해내며 이번 탐험을 성공시켰다.

그들은 비행기가 착륙할 수 있는 상황이 될 때까지 얼음 덩어리 위해 머물렀으며 상황이 나아지자 비행기가 그들을 캐나다 북부의 리절루트만으로 옮겼다.

탐험 초기 두 사람은 집채 만한 얼음 덩어리를 넘거나 텐트조차 펴지 못하는 눈보라 속에서 악전고투하며 더딘 진행을 보인 뒤 탐험 후반부터 진행 속도를 높였다.

기온이 영하 50도에서 영하 10도로 상승하자, 그들은 주변의 얼음이 녹으면서 생겨난 넓은 얼음바다라는 새로운 장애물에 맞닥뜨리게 됐다.

두 여성은 그들의 탐험사상 처음으로 탐험 장비를 덮을 수 있는 올인원 스타일의 복장을 이용해 길을 우회해야 하는 시간적 낭비를 막았다.

작년 다른 극탐험을 위해 개발된 탐험복 덕택으로 그들은 차가운 물속을 헤엄칠 수 있었다.

앤은 그녀의 경험을 "매우 무시무시한 것"이라고 회상한 뒤 "마치 서핑 보드를 탈 때 처럼 썰매위에 엎드린 뒤 손을 휘저어 앞으로 나갔다"고 말했다

캐롤라인은 "막상 헤엄치려고 생각하니 몹시 두려웠다"며 "그러나 그 탐험복은 매우 물에 짤 떴으며 우리는 그 탐험복으로 50미터 이상을 더 헤엄칠 수 있었다"고 앤의 말을 거들었다.

앤은 탐험 초기부터 가운데 발가락 동상에 시달렸음에도 탐험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LONDON, England / 박치현 (C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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