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홍원 총리 포럼 개막축사 "핵 없는 한반도 이뤄야 아시아시대 가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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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홍원

정홍원 총리는 30일 제주포럼 개막 축사에서 “아시아 시대는 핵 없는 한반도 평화의 바탕 위에 구축될 수 있다”며 “우리 정부는 평화로운 아시아 번영에 기여하고 아시아 국가들과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안보 협력과 경제발전, 에너지 문제, 양성 평등, 지역 공동체 비전 등 모든 의제가 아시아인의 관심사”라며 “환경 등 연성(soft) 이슈에 대한 협력을 우선적으로 추진해 상호 신뢰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날엔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참석해 만찬 연설을 했었다.

 개막식에서 기조 연설을 한 마하티르 모하맛 말레이시아 전 총리,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전 총리도 협력과 대화를 통한 평화를 주문했다. 마하티르 전 총리는 “전쟁은 범죄다. 어떤 문제 해결, 어떤 목표를 위해 다른 사람을 죽여도 좋다는 태도는 원시적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대전의 위험성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세계엔 2만 개의 핵무기가 존재한다. 이를 동시에 사용하면 인류는 동시 공멸한다”고도 했다. 그는 “정신이 이상한 사람이 서울 남대문에 불을 질렀듯이, 어느 날 누군가가 갑자기 핵 버튼을 누를 수도 있다. 전쟁이 아닌 협상과 중재 또는 국제사법재판소(ICJ) 등을 통한 문제 해결이 중요한 이유”라고 덧붙였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동아시아 지역공동체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그는 “아시아는 언어·문화·인종 등이 다양하고 민주화 정도, 경제력 차이가 크다는 이유에서 공동체 결성이 어렵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며 “하지만 이는 선입견”이라고 말했다. 아시아 지역의 영토분쟁에 대해서도 “협상과 대화로 풀어가는 과정에서 오히려 협력의 새로운 동력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제주=전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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