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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주변 아시아 70년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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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1970년을 기점으로「아시아」 에는 군사적 위기가 조성되고 그 영향은 한반도에까지 파급되어「제2의 월남전선」이 형성될 우려마저 있다고 군사외교전문가들은 내다보고있다.
이같은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견해는 다음과 같은 여러가지 정세변동으로 뒷받침되고 있다.
①중공이 70년대 초에 대륙간탄도탄 (ICBM)을 보유하게되면 미국은「아시아」에서 전면전을 각오하지 않는한 핵무기의 사용이 어렵게되어 군사적 선택이 제한될 우려가 있다.
②영국은 1971년말까지「수에즈」이동의 중동 및 동남아의 군사력을 철수기로 결정했다. 따라서 월남전과 중공봉쇄정책으로 인한 미군사력의 분산을 부채질하여「아시아」에 「힘의 진공상태를 가져올 위험이 있다.
③70년에 만기가 되는 미·일 안보조약의 폐기 또는 연장문제를 둘러싸고 심각한 안보논쟁이 벌어질 것 같다. 이와 관련성을 갖고 핵전략체제에의 전환을 위한 기초를 닦을 것을 목표로 하는 일본의 제3차 방위계획은「아시아」에서의 미국의 방위부담을 분담한다는 점에서는 대중공 견제에 기여할 것이지만 군부의 대두를 촉구하여 중공을 비롯한 공산진영에 심각한 충격을 주고 그들의 호전성을 자극할 우려가 있다.
④월남전해결을 위한 평화협상이 진행되고 있지만 쉽사리 해결될 전망이 흐리고 공산측이 모택동의 인민전쟁이론에 따른「게릴라」전을 강화함에 따라 미군의 군사력이 분산될 염려가 있다.
⑤중·소 분쟁의 해결되지 않은채 70년에는 북괴·중공동맹조약과 북괴·소련동맹조약이 각각 만기가 되어 이의 존폐문제를 둘러싸고「아시아」공산진영 내부사정도 복잡하게 될 것이다. 중·소의 대립속에 북괴는 자주노선을 더욱 내세우게 될것이지만 중공의 고립화를 추구하는 소의 지원을 얻기 위해 외교적으로는 소에 더욱 접근하고자 시도하는 반면에, 「이데올로기」면에서는 지정학상으로 중공측을 따라 모택동의 인민전쟁이론에 입각한「게릴라」전을 더욱 악랄하게 전개할 가능성이 짙다는 전망들이 내려지고 있다.
이밖에도「아시아」는 세계의 다른 지역에 비해 양대세력의 대치가 심각하고 정치적 불안, 평화에 대한 위협도 쉽사리 해소되기 어려워 미군사력에 의존하지 않는 독자적인 균형체제를 이룩할 전망이 흐리기 때문에 앞으로 수년간 세계긴장의 중심이 될 운명에 놓여있다는 것이다 (1967년4월 영국전략연구소가 발행한「미국의 관점에서 본 아세아의 세력균형」에서) .
미국의 대중공 봉쇄정책과 관련하여「아시아」의 집단안보체제로는 쌍무적인 한·미 상호방위조약, 신 미·일 안보조약, 미·중 방위조약, 미·비 방위조약과 다변적인 동남아조약기구(SEATO),「앤저스」 (ANZUS) 가 있다.
쌍무적인 안보체제는 외부로부터 무력공격이 있을 경우에는 각국의 헌법절차에 따라 상호원조의의무가 있고 미·일 안보조약을 제의하고 조약의 유효기간이 무기한으로 되어 있다. SEATO나 ANZUS는 지역적 집단안보체제임에도 불구하고 북대서양, 조약기구 (NATO) 와는 달리 상설통합군이 없을뿐 아니라 조약상의 권리의무가 발동되기 위해서는 조약당사국의 헌법절차에 따라야만 하도록 되어있다.
그러나 비중이 가장 큰 SEATO나 ANZUS는 군사적기능을 발휘한다기 보다는 주로 내무파괴활동을 방지한다는 의미에서 사회경제적인 역할에 치중하고 군사적인 면에서는 합동군사훈련, 방위계획등에 쓸려있다.
이중 SEATO는 ①「프랑스」가 미국의 비판자로 돌아서고 ②「파키스탄」이 인도와의 국경분쟁을 계기로 중공접근을 꾀하며 ③71년까지의「수에즈」이동영군철수로 이러한 기능마저도 제대로 발휘할 수 없을 정도로 반 마비상태에 빠져있는 현실에 있다고 지적되고 있다. 그 이유는 SEATO가 지역외국가인 미·영·불과 같은 서방국의 이해관계의 조정에서 이루어졌다는데서도 나타나고있다.
그러나 지난66년 가을「마닐라」 에서 열린 월남참전7개국 회담이후「존슨」미 대통령의 「아시아」 정책 「브레인」인 「월트·로스토」특별보좌관이『우리는 7개국회담을 항구적인 기관으로 만들지 않으려고 많은 신경을 썼다』고 말했듯이 종래의 동남아라는「안전권」 이 확대되어「아시아」 태평양이라는 새로운 개념이 생겨났다.
이것은 「아시아」대륙과 떨어져있는 호주·「뉴질랜드」가 월남에 참전한 것이라든지 미국무성조직에서 극동이라는 말이 없어지고 동부「아시아」및 태평양, 또는 동남 「아시아」 로 변화한 것으로도 입증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변경 때문에 새로운 범「아시아」집단안보체제가 요청되지만 현실적으로 많은 난점을 갖고있어 기존기구인 SEATO의 체질개선이 요구되고 비록 일시적이나마 시류를 탄 미국내의「신고립주의」가 대두되고있는 현실에서 한국의 SEATO참여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허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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