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전공세에 급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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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파리」협상의 경우를 보면 더욱 가소롭다. 「존슨」미국대통령이 지난3월31일 축전조치와 평화협상을 제의 했을때 월맹은 세계여론의 압력에 못 이겨 거부할 수 없었다.
월맹의 속셈은 당초 월남에서 군사적 우위에 서게되면 곧 평화협상을 시작하려했으나 군사적 패배만이 계속됐기 때문에 그들이 먼저 협상을 제의할 수 없었다. 그리고 월맹은 「파리」회담의 의제를 북폭 중지에만 국한시키면 본격적 협상에 들어가기 전에 월남에서 군사적 승리를 얻을 수 있지 않나 하는 엉뚱한 생각을 했고 또한 협상 초반을 질질 끝어 가면 세계에 대한 선전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었다.
때문에 그들은 「파리」회담대표단을 거의 모두 선전공작의 경험자들로 구성했다. 수석대표인 「수안·투이」는 물론, 차석대표의 대변인이니 또는 무슨 대표니 하는 사람들은 모두신문기자출신이고 그들은 회담을 지연시키면서 「파리에 모여든 각국의 노련한 기자들을 이용하여 세계를 향한 선전공작을 꾀했었다.
그러나 그들의 선전공작이 너무 조잡한 것이었기 때문에 각국의 일류기자들은 거의 태반이 돌아가 버렸고 「하노이」당국도 실망해버렸다.

<연정기도도 좌절>
더구나 우스꽝스러운 일은「사이공」의「촐롱」지구에 새로 세웠다는「민족민주평화연합」이다.
이 연합이 결성된 본뜻은 현 민족해방전선(FNL)이 월맹이 만든 허수아비라는 데서 월남국민들로부터 완전히 신용을 잃었기 때문에 이른바 각계각층의 민주세력을 규합해서만든 것으로 가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월맹은 이「연합」을 바탕으로 월남에 연립정부를 세워보려고 꾀하고 있다. 그러나 정치감각에 민감한 월남국민들은 제2차 대전이후 동구에서 겪었던 연립정부의 말로가 어떻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리고 끝내는 공산정권으로 변색하기 때문에 공산주의자들이 부르짓고 있는 연합전선에의 참가를 묵살하고있는 것이다.

<정책변화 불가피>
어떻든 현 정세 하에서 어느 정도 확언할 수 있는 것은 월남내의 공산군의 공세가 희생만이 증대되고 언제까지나 계속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이다.
더구나 월맹민중의 반혁명활동 증대, 심각해진 경제문제, 노동당 지배력의 약체화 등은 「하노이」지도층에 우려를 주며 끝내는 월남전을 빨리 끝내고 국내문제 처리에 전심하려는 정책변화를 가져올지도 모른다.
동시에 전쟁종결 방법으로 빚어진 월맹지도층의 내홍을 빨리 해결하지 않는다면 이 공산정권은 중 대한국면에 서게될지도 모른다.
이런 모든 이유로 볼 때 비교적 단기간에 현재의 전투를 대폭축소, 경우에 따라서는 완결되어 월맹은 평화협상을 빨리 실현시키려고 강력한 희망으로 환상적인 선전공작을 그만두고 본격적 교섭에 나설지도 모른다.
월남에 있어서 공산주의자와 비 공산주의자간에 어떤 현상이 성립되느냐에 따라 「아시아」의 장래의 안정이 좌우되기 때문에 이시기는 「아시아」전역에 있어서도 극히 중대한 것이다.
「파리」예비회담은 협상을 위한 회담이라기보다 월맹의 조잡한 경치선전에 이용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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