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드래프트] 2002 드래프트 가이드

중앙일보

입력

아마추어 드래프트가 다가왔다. 6월 5일(한국시간)부터 6일까지 이틀에 걸쳐 뉴욕의 커미셔너 오피스에서는 전미 아마추어 드래프트가 실시된다.

휴스턴의 사이프래스 폴 고등학교 출신인 스캇 카즈미르·노스 캐롤라이나 출신의 제이슨 네이버겔 등이 전체 1번을 놓고 자리다툼을 벌이는 가운데 각 팀들은 보다 뛰어난 선수들을 영입하기 위한 물밑 작업이 한창 진행중이다.

지난해에 이어 Joins.com 에서는 2002 아마추어드래프트를 조금 더 자세히 소개하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 드래프트

매년 6월이 되면 졸업을 앞둔 미국의 모든 고등학교 · 대학교 선수들은 앞으로 자신의 운명을 결정하는 아마추어 드래프트(Amatuer Draft)를 기다린다.

유능한 에이전트(Agent)와 계약한 뛰어난 선수들은 좋은 팀의 지명을 기다리면서 고액의 계약금을 기대하지만, 그렇지 못한 선수들은 드래프트 순위가 밀려날까 또는 지명 자체를 받지 못할 것을 걱정한다.

팀으로 봐서도 아마추어 드래프트는 그저 단순히 제비뽑기처럼 몇명의 어리고 재능있는 선수를 고르는 것이 아니다. 그들이 선택한 선수들 중에는 장차 팀을 대표할 만한 뛰어난 스타가 될 선수가 있을 것이며, 별로 기대하지 않았던 선수가 뛰어난 활약을 펼치는 경우도 있다.

특히 재정적으로 어려운 팀들은 비싼 몸값의 베테랑 영입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더욱 아마추어 드래프트에 열성적으로 참가한다.

켄 그리피 주니어와 알렉스 로드리게스를 뽑았던 매리너스는 그들 덕분에 시들해져 가던 인기를 되찾게 되었고 새로운 야구장도 지었다. 매리너스는 결국 시애틀을 떠나지 않게 되었고, 구단의 가치도 10년 전보다 5배가 넘게 증가하였다.

◆ 드래프트의 역사

1950년대 까지만 해도 지금과 같은 전면적인 드래프트는 없었다. 따라서 팀들은 스카우트를 전국 각지로 파견해 스스로 선수들을 찾아서 계약하거나 아니면 마이너리그 팀에 있는 선수를 사야만 했다.

따라서 돈이 많고 인기가 있는 팀들은 우수한 선수들을 쉽게 구할 수 있었던 반면, 성적이 좋지 않고 수익이 적은 팀들은 선수들의 영입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이런 불평등을 해결하기 위해 구단주 회의를 거쳐서 미국 출신 아마추어 선수들에 한해서 전면 드래프트를 시행했다.

1965년 사상 첫 아마추어 드래프트가 시작되었고, 당시 전체 1순위 지명권을 가졌던 캔자스시티 어슬레틱스는 애리조나 대학 출신의 외야수 릭 먼데이를 선택했다. 첫해에 지명된 813명의 선수들에는 놀란 라이언과 자니 벤치가 포함되어 있었다.

해마다 드래프트에 참가하는 선수들의 숫자는 계속 늘어났고 드래프트 지역도 캐나다와 중남미의 미국령까지 늘어났다. 초창기에는 드래프트가 1월에도 있었으나 나중에 1월 드래프트는 없어지고 마이너리그 선수들에 대한 드래프트인 룰5 드래프트로 바뀌었다.

◆ 드래프트의 자격

아마추어 드래프트에 참가할 수 있는 자격이 미국 출신에게만 제한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드래프트에는 캐나다 출신 선수들과 미국령 버진아일랜드, 푸에르토리코 출신 선수들도 참가할 수 있다. 그리고 이들 중 상당수가 높은 라운드에서 지명을 받는다.

고등학생의 경우는 3학년(미국의 경우 보통 18살)을 마쳐야만 드래프트에 참가할 수 있으며, 대학생의 경우도 3학년 이상이 되어야만 드래프트에 참가할 수 있다. 또 미국에는 2년제의 주니어 칼리지들이 많이 있는데 주니어 칼리지의 경우 입학 후 1년이 지나면 다시 드래프트에 참가할 수 있다.

하위권의 지명을 받은 고졸 선수들 중에는 바로 입단하지 않고 대신 주니어 칼리지로 진학해 1년간 더 뛰면서 좋은 활약을 보여준 후, 전년도에 그를 지명했던 팀과 더 좋은 조건으로 계약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드래프트 & 팔로우(Draft & Follow)'라고 한다.

◆ 드래프트의 종류

드래프트에는 아마추어 선수들에 대한 드래프트인 6월의 드래프트와 마이너리그 선수들에 대한 드래프트인 1월의 룰 5 드래프트 (Rule 5 Draft) 두가지가 있다. 보통 전자를 여름 드래프트 후자를 겨울 드래프트라고 한다.

이외에도 신생팀이 생길때 기존의 팀들이 선수를 양보하는 확장 드래프트(Expansion Draft)가 있으나, 이는 새로운 팀이 창설되는 한시적인 상황에서만 진행되는 드래프트이다.

◆ 드래프트의 순위결정

30개 팀이 전년도 팀 성적에 따라 역순으로 아메리칸리그와 내셔날리그 교대로 1명씩 지명한다. 이는 성적이 나쁜 팀에게 좀 더 좋은 선수와 계약할 기회를 주기 위해서이다.

각 팀이 한 명씩 지명하는 것을 한 라운드라고 하고 매년 룰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드래프트는 50라운드 정도까지 제한되어 있다. 따라서 드래프트에서 지명받지 못한 나머지 선수들은 자유계약 선수신분으로 보통 트라이 아웃을 거쳐서 입단하게 된다.

국내 프로야구 드래프트와는 달리 메이저리그 드래프트는 고졸과 대졸을 분리하여 지명하는 것이 아니라 대졸 고졸 구분없이 지명한다.

따라서 팀에 즉시 도움이 되는 선수를 원하는 팀들은 좀 더 경험이 많은 대졸 출신을(특히 투수들) 선호하고 1~2년이 아닌 장기적인 팀의 미래를 생각하는 팀들은 고졸 출신을 많이 뽑는다. 그러나 고졸의 경우 대학에 진학하는 경우가 있어서 계약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신생팀의 경우 창단하기 2년전의 드래프트부터 참가할 수 있으나 지명순서는 맨 마지막이다.

◆ 드래프트 순위 결정의 변수들

드래프트의 순위 결정에는 몇가지 변수가 있다.

첫째, 1라운드와 2라운드 사이에는 보충 1라운드 지명권(Supplemental 1st round pick)이 있다. 이는 전년도에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자와 계약을 하지 못했거나, 또는 자유계약선수를 잃은 팀에게 주어지는 지명권이다.

둘째, 자유계약선수를 잃은 팀은 대신 그 자유계약 선수가 계약한 팀의 드래프트 지명권을 갖게 된다. 그러나 자유계약선수를 잃은 팀이 지명권을 받으려면 그 선수가 팀을 떠나기 전에 반드시 그 선수에게 계약조건을 제시해야만 한다.

자유계약 선수를 잃은 팀이 드래프트에서 몇번째 지명권을 가져오느냐는 그 자유계약 선수의 등급에 따라 정해진다.

자유계약 선수들은 메이저리그의 공식기록을 관장하는 '엘리어스 스포츠 뷰로'의 평가에 따라 A · B · C로 등급이 정해지는데, A급 선수를 잃은 팀은 1라운드 지명권 외에 보충 라운드 지명권도 한장 더 받는다. 그리고 B급 선수를 잃은 팀들은 1라운드 지명권만을 받고, C급 선수를 잃은 팀들은 보충 1라운드 지명권만을 받게 된다.

그러나 자유계약 선수가 계약한 팀의 드래프트 지명권이 상위 15위안에 드는 경우에는 1라운드 지명권 대신 2라운드 지명권을 얻게 된다.

따라서 자유계약 선수를 많이 데려온 팀들은 다음해 드래프트에서 지명권을 행사하기 힘들어진다. 반대로 팀의 재편을 위해 젊은 선수들 위주의 팀을 만들고자 하는 경우는 베테랑을 많이 내보내거나 유망주를 받고 트레이드시키게 된다.

◆ 룰 5 드래프트

일명 마이너리그 드래프트라고도 불리는 룰 5 드래프트는 마이너리그 선수들에 대한 드래프트이다. 매년 겨울에 메이저리그 팀들은 40명의 보호선수 명단을 발표하는데, 입단 후 일정기간 동안에 (대졸의 경우 3년, 고졸의 경우 4년) 한번도 이 보호선수 명단에 들지 못한 선수에 대해서 다른 팀이 그 선수를 데려갈 수 있는 권리를 주는 것이다.

지명된 선수들은 현 마이너리그 소속단계에서 무조건 한단계씩 올라가게 된다. 따라서 트리플 A에서 뛰었던 선수는 이듬해 메이저리그를 보장받게 되고, 더블 A 선수는 트리플 A로 승격되게 된다. 그렇지 않으면 팀은 벌금을 물게 되며 다음해 룰 5 드래프트에서도 제약을 받게 된다.

라근배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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