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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계 큰손 이미경, 광고 대행 이재환 CJ가문 세 남매 우애 깊고 사업도 얽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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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이재현(53) CJ그룹 회장의 비자금에 대한 검찰 수사가 확대되면서 CJ가(家) 세 남매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회장뿐 아니라 누나인 이미경(55) CJ E&M(엔터테인먼트&미디어) 총괄부회장과 동생인 이재환(51) 재산커뮤니케이션즈 사장도 비자금 조성에 관여한 정황이 포착되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세 남매의 우애가 돈독한 데다 사업 분야가 얽혀 있다는 점을 감안해 이들 간의 자금거래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이 회장은 고려대를 졸업하고 씨티은행에서 첫 직장 생활을 하다 1988년 경리부 과장으로 제일제당에 입사했다. 제일제당은 93년 삼성과 분리됐다. 그는 97년 부사장에 오르면서 경영 일선에 나섰다. 이 회장은 이후 CJ를 식품 외에 생명공학·홈쇼핑·미디어 분야 등으로 확장했다. 지금은 CJ그룹의 지주회사인 CJ㈜를 비롯해 8개 계열사의 등기이사를 겸임하고 있다.

97년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 현철씨 비리 사건 때 이 회장과 검찰의 악연이 시작됐다. 당시 경복고 동문인 김씨로부터 특혜를 받았다는 구설에 휩싸여 조사받았지만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2005년엔 현재 검찰 수사의 빌미가 된 비자금 사건이 터졌다. 하지만 국세청 조사만 받고 1700억원대의 세금을 내고 종결됐다. 지난해에는 부친의 재산분할소송으로 삼성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이미경 부회장은 95년 제일제당에 입사한 뒤 2004년 CJ E&M 부회장에 올랐다. 제일제당에서 근무할 때 멀티미디어사업부 이사를 맡아 미국 영화사 드림웍스의 투자를 유치하는 수완을 발휘하기도 했다. 현재 E&M은 tvN·Mnet·OCN 등 18개 케이블방송 채널을 갖고 있다. CJ가 이 부회장이 운영하는 영화 관련 업체 CJ아메리카 등에 부당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부회장은 CJ E&M 지분율이 0.15%에 불과하지만 영화를 비롯해 뮤지컬·음악 등의 산업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해 ‘문화계의 큰손’으로 불린다. 2년 전 서울 상암동 E&M 본사에서 열린 이 부회장의 생일파티는 그의 영향력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가수 비를 비롯해 이병헌·정우성·서인영·백지영 등 국내 톱스타 30여 명이 참석했다.

 이 회장의 동생인 이재환 대표는 2005년 광고대행사인 재산커뮤니케이션즈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으며 CJ그룹의 경영에 직접 참여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재산커뮤니케이션즈는 CJ CGV 극장의 스크린 광고와 제일제당·E&M·푸드빌·올리브영 등의 광고 대행을 맡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192억원 수준이지만 영업이익률이 46%에 달해 CJ그룹의 ‘일감 몰아주기’가 아니냐는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온라인 광고회사 CJ무터는 재산커뮤니케이션즈가 지분 전체를 갖고 있다. CJ그룹이 CJ의 인도네시아 법인인 ‘PT CJ인도네시아’를 이 대표에게 무상으로 넘겼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장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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