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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진시비 소년 타의의 퇴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뇌염증세로 이화여대부속병원에 입원중이던 서울 성동구 인창동 l2의2 백성노씨(33)의 장남 창수(9·광희국민학교2년)군이 『뇌염이다』 『아니다』로 방역당국과 병원담당의사사이에 시비가 벌어진 때문에 병원에서 본의 아니게 퇴원하지 않을 수 없게되어 집에서 치료도 받지 못하고 사경을 헤매고 있다.
백군을 임상치료한 이대부속병원소아과과장 박영무 박사는 22일 백군이 고열과 구토, 두통, 의식장애, 전신경련의 임상증세을 보였고 척추액 검사결과 의사성 뇌염증세를 보이고있으며 단순한 뇌막염은 아니라고 분명히 기자들에게 밝혔었다.
박 박사는 이에따라 백군의 혈청을 국립보건연구원에 감정의뢰하겠다고 말하고 백군의 의사성뇌염증세가 「일본하기뇌염」인지 「유행성뇌염」인지 밝혀보겠다고 거듭 말했었다.
그러나 이 사실이 일부 보도되자 보사부방역당국은 이대병원모 「레지던트」의 의견이라면서 『뇌막염으로 보고 받았다』고 발표, 이 보고만을 토대로 『혈청검사조사할 필요가 없다』는 방역태도를 밝혔다. 이런뒤 병원당국은 2일하오부터 돌연 백군의 가족들에게 『기자들이 오면 「뇌막염」이라고 말하라고 했는데 왜 「뇌염」이라고 밝혔느냐』 (백군의 아버지 백성노씨의 말)고 핀잔하면서 『시립병원에 가려면 가고 마음대로 하라』고 하여 입원비 1만2천원을 내고 하오4시께 병원을 퇴원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이어 백군의 가족은 백군을 실고 서울중부시립병원에 갔으나 병원측에서 『이대부속병원으로부터 뇌염환자라는 진단서를 받아가지고 오라』고 30분동안 방치했기때문에 부득이 다시 인창동 집에 데러왔다는 것이다. 23일아침현재 가족들은 백군에게 하다 못해 침을 맞히고 있으나 백군은 계속 혼수상태에 빠져 사경에 들어있다.
한편 박 박사는 『뇌염 환자를 우리가 꼭 전염병으로 후송해야될 의무는 없다 보호자가 알아서 하는 것이다』라고 말하여 백군이 진성뇌염임을 비치면서 『보사부의 뇌막염진단운운은 나로서는 모르는 일이다. 그들을 만나본 일조차 없다』고 말하고있다. 가족들은 생사간에 치료나 받아보았으면 한이 없겠다고 말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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