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탱크대신 롤러 코스터를 만들다

중앙일보

입력

팍스사는 전 세계 유원지에서 사용될 롤러코스터, 대관람차 등 각종 놀이 기구들을 제작하고 있다.

냉전이 한창이던 1988년 당시 블라디미르 그네즈딜로프는 러시아 최고기밀의 우주 항공 산업체에 몸담고 있었다.

하지만 그네즈딜로프는 남다른 생각을 갖고 있었다. 바로 유원지 놀이기구를 만들겠다는 꿈이다.

"이 세상에는 필요이상으로 많은 무기가 있지만 재미거리는 충분치 않다고 결론 내렸다"고 그는 말한다.

"사람들에게는 다툼과 분쟁보다는 즐거움과 건강한 감성, 그리고 사랑이 필요하다."

은행 대출과 집 장만을 위해 모아둔 돈으로 그네즈딜로프는 모스크바 근교 미티노에 위치한 과거 러시아 군 탱크 공장을 사들였다.

그는 자신의 회사에 평화를 뜻하는 라틴어 '팍스'(Pax)라는 이름을 붙였다.

처음 회사를 세울 당시 6명에 불과하던 직원은 현재 400명이 넘는다. 이들의 평균적인 임금은 일반 러시아 건축업 종사자들의 세배 수준에 이른다.

놀이기구를 제작하고 이들의 안전을 관리하는 것은 결코 만만히 볼 일이 아니다. 이 업체 디자이너의 90% 이상은 박사 학위를 소지한 기술자들이다.

이 놀이기구들은 철강을 포함해 거의 대부분 러시아산 원자재만을 사용해 제작되고 있다. 전자기술 분야는 수입에 의존한다.

"사람들에게는 다툼과 분쟁보다는 즐거움과, 건강한 감성, 그리고 사랑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그네즈딜로프.

현재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러시아에서 롤러코스터와 대관람차 같은 것들을 생산한다는 것은 다소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회사를 세운 그네즈딜로프는 놀이기구 사업이 장래성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사실 롤러코스터는 러시아에서 발명된 것이기도 하다.

팍스사는 1757년 엘리자베스 1세 여제 통치 당시 상트페테르부르그에 세워진 세계 최초의 롤러코스터 모형도 갖고 있다.

현재 팍스사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미국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에 놀이기구를 판매하면서 수백만 달러를 벌어들이고 있다.

그네즈딜로프는 자신의 회사가 매 2년마다 두배로 성장하고 있다고 말한다. 다른 여러 나라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러시아인들도 재미있게 놀고 싶어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MITINO, Russia (CNN) / 오병주 (JOINS)

◇ 원문보기 / 이 페이지와 관련한 문의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