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황금어장 위협|침몰천지호가 흘린「기름바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부산】21일 부산지검 정경식검사는 앞서 목포앞 병풍도에서의 유조선 천지호조난현장에 홑어져있는 기름을 폭발, 소각할것을 해경대에 지시했다.
천지호좌초로 병풍도일대에는 싣고있던 기름이흩어져 그대로두면 어족보호등에 큰해가있을것이라한다.
천지호에 싣고있던기름은모두 7천7백톤이었다.
이기름은 지금형편으로보아 다른배로 옮기는작업은 도저히 불가능한데다가 이미 반정도는 바다에 흘러내렸다는것이다. 문제의기름이 병풍도 근해 서해황금어장에 퍼지면 연안어족과 김미역등 해조류에 큰 해를주어 연안어민들의 생계를위협할것을 우려하여 당국은기름제거작업을서두르고있다.
이기름의제거방법은 재작년1월 영국에서있었던것과같이 화학적분해방법과폭발에의하는등두가진데 우리나라의기술로는 폭발에의한 제거밖에 안된다는것이다.
그러나 폭발시키면 병풍도를 중심한 반경5마일해상이 불바다를이룰 위험이크며 (해경측견해)병풍도근해물살(조수)이빨라 기름덩어리가 떠밀릴경우 부근관매도(7마일)하조도(15마일)에는 직접적인 피해가 예상되고 멀리는 추자군도(17마일)와 진도(20마일)까지 해를 입히게 된다는것이다.
이와같이 피해가 예상됨에따라 해경은 21일경비정862정을 현지에보내 폭발에따른 기술적인 문제를 사전에 조사중인데 병풍도에도 민가가 세집이나있고 이웃 각섬에는 수백가구씩사람이 살고있어 이들의대피문제가큰걱정이라는것이다.

<유족들폭파반대>
한편 천지호조난선원 유족들은『실종된13구의 시체를찾기전에는 폭파작업을결사반대한다』는 결의를하고 회사측에 통고했다.
한편 천지호폭파작업에앞서 현장조사를끝낸 해경은 천지호를 폭파시키려면 부근에있는 대마도·관매도등 4개섬에살고있는 1천1백30가구 7천2백여 주민의 대피문제가 크게걱정되고있다.

<선장등영상신청>
【부산】22일 천지호조난사건의 수사를 지휘하고있는 부산지검은 해경대에 대해 선장과 선주(해운공사)해운국검사관들에 대한 과실유무를 캐라고 지시했다.
차검사는 조난한 천지호는 가장 중요한「콘파스」와「레이더」가 고장이나있었다는 진상보고를받고 출항전부터 고장이 났었다면 업무상과실치사상의 책임을 면할수없을것이라고 말하고 더욱 취항며칠전에 있었다는 해운국의 선박검사때 눈감아준 사실이있다면 해운국검사관도 직무유기를 벗어날수없다고 말했다.
한편 해양경찰대는 천지호 선장 구경회씨(36)와 사고당시 당직근무한 3등항해사 고남두씨(30)를 21일밤 철야심문끝에 업무상과실치사및 선박손괴혐의에대한 심증을 굳히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