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의 산업재편성|팔번·부사제철 합동 그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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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동경=강범석특파원>작년7월1일 자본자유화의 첫걸음을내디디며 일본경제가 이른바 개방체제를 펴게된것을 전후하여 일본업계에서는 국제화시대에대응한 국제경제력강화를 앞세운 기업집중→계열화로 산업재편성의 회오리바람이 일었었다.
작년 4월부터 금년3월까지 67연도의 기업합동건수는 약 9백60건으로 지난한해 일본은 전후최고를 기록했던 63연도에 버금가는 합동「붐」을 이루었다.
지난1일 정식으로 발표된철강「톱·메이커」인 팔번(야하다)제철과 부사(후지)제철의 기업합동은 세계적기업(월드·엔터프라이즈)의 탄생이라는데서 세계적「뉴스」로 번졌다.
팔번·부사의 합동은 일본의 산업재펀성이「대형화」의 단계에 이르렀음을 상징적으로 말해주고있으며 앞으로 대형합동의 선풍을 불러일으키는 가운데 기업의 계열화 그리고 일단 재편성을 이룬 업계분야의 재재편성이라는 파급효과를 미치게될것으로 주목되고있다.
○…지난4월17일 팔번·부사의 기업합동이 표면화 되었을때 두회사의「뉴오크」지점에는문의전화가 쇄도했으며 그 첫질문은『정말인가(잇즈·트루?)』라는 것이었다는것.
그도 그렬것이 두회사가 병합되면 조강생산량은 연간2천2백23만5천톤(1967연도실적)으로 미국의US「스틸」(67연도실적 2천8백3만2천톤)에 이어 세계제2위의 철강회사가 출현하겠기 때문이다.
자본금 1천2백73억6천만원(일화)의「팔번」과 1천20억원의「부사」의 병합은 또 일본국내에있어 그 자본금, 매상고(8천억원)에 있어 최대규모의 기업체출현을 뜻한다.
팔번·부사병합은 국제경쟁력강화에 명분이 서지만 보다 현실적인 배경은 ⓛ과점체제확립을 통한 국내철강시황의안정 ②설비투자 경쟁의 배제와조정 그리고 ③이와같은 자주규제를통하여 최대수출시장인 미국이「달러」방위강화를 내세워 수입제한조처에 내디디려는데 대처하기 위한것으로 풀이되고있다.
최근의 구왕자(오지)제지계 3사(왕자제지·십조제지·본주제지) 천기(가와사끼)계3사 (천기중공업·천기항공기·천기차량)의 대합동에 이은 철강부문의 대합동은「빅·비즈니스」의재편성에 커다란 자극을 주고있다.
산업재편성의 대형화「무드」는 금융계의 재편성에도 파급되고 있으며 (5월중「금융기관의합병·전환법안」의 성립이 굳어지고 있다) 무역상사의 대형합병을 또한 촉진시키고있다.
한국과의 관련에서 우선 주목되는것은 무역상사부문의 재편성.
지난2일「일상」(자본금70억원)과 「암정산업」(62억8천만원)의 병합이 발표됐다. 올가을에라도 실현되리라는 이기업합동으로 「일상·암정」(새명칭)은 7, 8천을 헤아린다는 일본상사중 종래 9위를 차지했던것이「삼능상사」「삼정물산」「환홍반전」「이등충」등「톱」4사에이어 제5위에 뛰어오르게됐다. 시장점거율(쉐어) 확대를위한 이부문의 기업합동이 잇따르게될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이등충」과「주우상사」「동면」과「풍전통상」「환홍반전」과「대창상사」등의 병합이 표면화되고있다.
현재 한국에는 24사의 일본상사가 진출하고있는데 약80%의「쉐어」를「톱」4사가 차지하고있다.
이들「톱」4사를 포함한 재편성은 더욱「쉐어」의 경직화를 가져올것이며. 잇따라 이른바과당경쟁도 배제되어갈것이다.
한국과의 관련에서 또 한가지 관심거리는「빅·비즈니스」의 병합·제휴를 중심으로한 「그룹」화(계열화)의 측면이다. 중기계부문에서 삼능중공업「그룹」,동지·석천도파마「그룹」,일립「그룹」,고하·천기「그룹」,삼정조선「그룹」,주우기계「그룹」등 구재벌을 주축으로한 종합기계「메이커」6「그룹」이 결성되고있는것을 비롯하여 조선부문에서도 6「그룹」이 생겨나고있으며 화학부문, 섬유부문, 자동차부문등에서 계열화가 진척되고있다.
정부당국의 뒷받침도 작용하여 기업집중→계열화는 진척될것이며 이로써 과점체제는 진척될것이다. 과점화경향은「유효경쟁」의 배제에 연관된다.
그리고 유효경쟁의 배제는 한·일경제협력에도 여러모로 투영하게 될것으로 보여지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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