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달·사랑을 아는 사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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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5월은 어린이와 어머니와, 스승 그리고 청소년 모두에게 베풀어지는 사랑의 달이다. 어린이 날(5일), 어머니날(8일), 스승의날(15일)등이 잇달아 겹쳐있는가하면 이달 한달은 또한 향상발전하는 새나라의 기대가 온통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쏠리는 달이기도하다. 그러기에 이달은 어린이와 청소년과 어머니와, 또 스승들에게 온겨레의 사랑을 모아 보내는 달인것이다.
그러나 그사랑은 두말할 것도 없이 참사랑이어야한다. 황량한 환경을 사랑의 환경으로 대치하는데 머무를 것이 아니라 한걸음 더 나아가, 그 새로운 환경을 우리모두의 공동노력으로 참된 것으로 조성시켜 놓아야 하는 것이다.
어린이날만 해도 그렇다. 유독 세계에서 우리만이 이렇듯 어린이날을 설정하고 기념하는 역사적인 연유가 무엇이었던가를 먼저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어린이를 한낱 어른들의 종속물로 지위지우고, 그교육을 어른 본위로 해왔던 우리의 비뚤어진 유습을 광정하자는 것이 이날을 마련한 소파방정환선생등 선각자의 뜻이었던 것으로 안다.
그때로 부터 많은 세월이 흘렀다. 어린이의 정신적·물질적대우도 많이 개선됐다. 그 처지 또한 비교적 정당한 평가를 받게 되었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도 어른본위의 사랑, 교육, 환경이 뿌리깊음을 본다. 자질과 희망을 무시한 일율적인 예능교육, 뼈와 살을 에이게까지 하는 지나친 과외수업의 강요, 그리고 어린이들에 대한 무관심의 만연등 예부터 쌓여온 인습적전통의 적폐는 여전히 개혁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어린이를 어린이의 위치에서 이해 하자는 사회적인 독려는 아무리 강조한다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한편 청소년의 달의 의미도 이와 조금도 다를 것이 없을것이다. 각계에서 해마다 푸짐한 행사를 마련하여왔고 올해도 예외는 아니지만 청소년 범죄증가율이 지난 5년동안에 2백%나 증가되었다는 사회적 현실을 우리는 무엇보다도 직시하여야 할것으로 안다. 물론 그 근원은 다기다양하며 그 양태나 책임의 소재도 한마디로 가리내기가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가정, 사회 할것없이 그들에게 참다운 사랑과 이해를 보내 준다면 양상은 훨씬 달라지고 있었을 것이 분명하다. 일을 저지른 후에 일율적으로 엄한 꾸지람을 주려는 사회적인 태도보다는 일을 저지르기에 앞서 교육적인 사랑의 억제책을 베풀어 사회적 마찰을 미연에 예방한다는것이 얼마나 유효할것인가는 우리가 여기서 중언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반항의 세대에게도 우리는 그들을 위한 사랑의 묘방을 익히고 있어야할 것이 당연한 것이다.
사실, 어머니나 스승의 은혜를 되새기고 그들에게 따뜻한 정성으로 보답한다는 일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향한 사랑은 그런 단순하고 노력없는 사랑으로 될것이 아니다. 이 경우, 무엇보다도 중요한것은 사고의 발전의 보조를 그들과함께 한다는 것일것이다. 그렇기때문에 어느 의미에서는 우리가 그들에게 많은 사랑을 반성없이 베푸는 일보다는 사회가 그 사랑이 어떤것이어야 하느냐를 안다는게 보다 가치있는 일로 된다할수 있을 것이다.
5월은 청명한 달, 사랑의 달, 우리는 사회적으로 이달의 사랑이 어떻게 형성되고 어떻게 베풀어져야 하는것인가를 그 양원에서 살펴보자고 다시한번 권고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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