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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니트론」식|제3의 색채 TV|「단전자총」의 꿈 실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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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일본의「소니」가 세계적인 발명이라는 SMD(소니·마그네트다이오드=감자성반도체소자)의 개발을 발표한 것이 지난 3월11일. 그 「소니」는 이번(15일)에 또 다시 신방식의「칼라·브라운」관「트리니트론」을 사용한 「칼라·텔레비젼」의 개발을 발표하여 1개월간에 두 번이나 전세계전자공업계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10년 전에 「소니」는 「에사끼·다이오드」라는 획기적인 반도체소자를 발명해놓고 미리 발표하는 바람에 응용은 물론 발명자인 강기령어나박사까지 미국의 IBM(세계최대의 전자계산기회사)한테 빼앗긴 쓰라린 체험을 살려 이번엔 두 가지 발명을 모두 완전한 제품으로 실용화해서 발표했다. 그러면 「트리니트론」방식은 어떻게 해서 나오게됐으며 개발당사자는 어떤 사람들일까.
이번에 새로 모습을 보인 「트리니트론」은 순전한 상품개발이다. 그 점 「에사끼·다이오드」라든가 SMD같은 기초적 발명과는 다르다. 그러나 순기술적으로 보아도 「트리니트론」은 창의성이 높고 또한 여러 특색을 지니고있어 대발명이라 해도 손색이 없다.

<적·녹·청 동시 발사>
현재의 세계의 「칼라·텔리비젼」수상관에는 「소니」를 빼고는 미국RCA가 개발한 「섀도마스크」방식을 쓴다. 방송국에서 전파로 보내지는 영상신호를 받은 적·연·청3색의전자총은 각각의 색의 전자「빔」(전자의 속)을 발사한다. 각「빔」은 각각의 「렌즈」를 지나서 「섀도마스크」(엷은 금속판으로 1백만 개의 구멍이 있다)의 구멍을 통과한 뒤 관안쪽에 칠해진 3색의 형광물질에 부딪쳐 「칼라」화상을 만든다.
그런데「트리니르론」방식에선 1개의 전자총에서 3개의 수평으로 세워진 전자「빔」을 동시에 발사해서 엷은 전자「렌즈」로 3개의 「빔」이 다른 하나의 주전자「렌즈」의 중심에모이도록 되어있다. 「섀도마스크」방식은 화상이 불분명하다는 난점이 있어서 각국에서 다른 방식이 연구되어오다가 미국서 한 개의 전자총을 쓰는「크로마트른」방식이 나왔으나 그 역시 실용화엔 3개의 전자총을 쓰는 것으로 낙착됐다. 「소니」는 「크로마트론」방식을 연구하다가 종래의 그 두 방식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새로운 전자광학계(즉 영상신호를 「브라운」관의 형광도료에 부딪치게 하는 방식)를 발명하기에 이른 것.

<「코스트」싸게 먹혀>
「소니」는 이 체계와 더불어 종래의「섀도마스크」와 대치할 수 있는 「아파차그릴」(격자상의 금속판)도 개발했다. 그리하여 그 두 가지를 결합해서 ⓛ종래의 「섀도마스크」보다 2배화상이 밝고 ②화상의 선명도도 훨씬 향상되며 ③종래 10여 개의 조정부분이 있던 것이1∼2개로 족해서 회로가 간단해지고 「코스트다운」이 가능하며 ④소비전력이 종래의 4분의1정도일 뿐 아니라 소형화와 경량화가 가능한데다가 ⑤지자기의 영향을 안 받아 휴대할 수있다는 등의 여러 이점을 가진「칼라·텔리비젼」을 만들게된 것이다.

<대미특허료도 절약>
일본의「칼라·텔리비젼」생산은 지난 66년에 50만대, 67년에 1백24만대에 금년은 2백25만대가 예정되고 있고, 70년엔4백 4백28만대가 계획되고있다.
이 때문에 미국RCA사에 지불한 특허료는 지난 67년에 일화38억 원이었고 70년엔 1백억원이나 지불하게 될 것으로 내다보이고 있다. 이번「소니」의 신방식에 대해선 1백4건의 특허와 실용신안을 신청 중에 있는데 그에 따라 일본서 미국에 나가는 특허료가 크게 줄게될것으로 설명되고있다.
「트리니트론」방식을 발명한 사람은「소니」전자관개발부의 궁강천리연구원. SMD를 발명한 산전민지연구원보다는 두 살 위인 31세.

<입사 9년의 유망주>
학습원 대리학부 물리학과를 9년 전에 졸업한 뒤 곧「소니」에 입사. 대학때의 전공은 자성재료(자석)였기 때문에 입사 뒤 3년 간은 반도체연구를 하다가 전문 아닌 분야에서 연구하는 예가 많은 「소니」라 전자개발부로 「스카우트」됐다.
그는 금속판에 구멍을 뚫어 거기에 전자「빔」을 통과시키는 실험을 하다가 『큰 「렌즈」의 중심부에 3개의 「빔」을 공용시키면 어떨까』라는 「아이디어」를 얻었다.

<외부에는 「극비」로>
그 「아이디어」는 바로 대월명남과장과 길전진부장에게 전달됐고, 그 날 부사장과 사장에게까지 제안되었다. 「소니」는 말단사원의 「아이디어」가 곧장 사장에게까지 전달되는소위 단락제도가 있는 것으로도 유명. 어떻든 사장을 비롯한 모든 간부의 후원아래 비록 대외적으로는 연구상태를 극비에 붙이는 연구소로 소문난 곳이지만 안에선 철저한 자유분위기를 보강하는 좋은 환경 속에서 제한 없는 연구비를 쓰는 가운데 30대의 궁강청년은 세상이놀랄 발명을 해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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