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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발견하면 관련 과 모여 즉시 치료 계획 … 시간·의료비 아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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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병원 암센터 통합진료실에서 박문기 부원장(외과)이 방사선종양학과·혈액종양내과 등 각과 전문의들에게 유방암 환자 상태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 선병원]

대전에 위치한 선병원은 작년 7월 ‘과감한’ 시도를 했다. 국제검진센터 내에 암센터를 개원한 것이다. 암 검진과 치료를 원스톱으로 진행하는 ‘협진’을 추구했다. 불필요한 시간 및 의료비 지출을 막겠다는 취지에서다. 명의를 영입하고 첨단장비를 들여놓으며 의욕적으로 문을 연 지 1년이 채 안 됐다. 짧은 기간이지만 암센터의 성적표는 어떨까.

개원 1년 안 돼 암 환자 1000명 치료

선병원은 국제검진센터와 암센터를 연계한 협진 시스템을 갖추면서 위암·갑상선암·유방암·간암 등 암 등록환자가 급증했다. 올 1~3월 암 등록환자는 381명. 작년 같은 기간 101명보다 277%나 늘었다. 작년 7월 오픈한 검진센터와 암센터에서 암을 발견하고 치료한 환자는 1000명을 넘어섰다. 개원한 지 1년도 안 된 점을 감안하면 괄목할만한 성적이다.

 국제검진센터 윤방부 원장은 “국제검진센터와 암센터를 한 공간에 배치해 암 검진 및 치료를 원스톱으로 진행한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건강검진의 품질도 끌어올렸다. 기존에 단순히 질병을 발견하는 차원을 넘어 잠재질환 및 질병위험 인자를 찾아내고 관리해주는 단계로까지 진화했다. 예민도가 상대적으로 낮았던 기존 검진의 단점을 보완했다.

 윤 원장은 “검진의 오진율을 낮추고, 적중도를 높이는 데 주력해 수진자의 만족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가령 환자에게 빈혈 소견이 있을 때 단편적인 진단을 내리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빈혈의 원인을 찾기 위해 2차로 의료진의 협진 시스템이 가동된다.

 윤 원장은 “단순히 빈혈이 아닐 수도 있다는 가능성으로 다양한 각도에서 접근하다보면 생각지 못했던 질병을 종종 발견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선병원 암센터는 매일 오전 7시 암·심장·뇌 전문의 통합 컨퍼런스를 운영한다. 중복 체크 시스템을 통해 종합진단의 정확한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서다.

 통합 컨퍼런스에는 내과·외과·혈액종양내과·방사선종양내과·영상의학과·재활의학과·가정의학과 등 암과 관련된 과가 모두 참여한다. 따라서 검진 시 유소견이 나온 환자는 여러 진료과를 거치며 추가검사를 할 필요가 없다. 환자가 보는 앞에서 검사부터 진단·치료·재활·관리까지 최적의 치료계획이 바로 결정된다.

 환자에게 암이 발견되면 수술·방사선치료·약물복용 등 치료계획을 즉각 세운다. 얼마나 빠르게 질병에 접근했느냐가 암 완치의 성패를 가늠한다. 그만큼 암 치료에 소비되는 시간을 줄이고, 불필요한 의료비 지출을 막을 수 있다.

 모든 환자가 다학제 진료(협진) 대상이 되는 건 아니다. 치료법이 중복될 때에 한한다. 어떤 치료가 적절할지 결정하기 어려운, 즉 ‘경계’에 놓인 환자가 대상이다. 이럴 때 전문의는 환자 및 보호자에게 각 치료법의 장·단점을 설명하고, 최적의 치료법을 결정한다.

숙박검진 전용층, 국제진료팀 운영

선병원 국제검진센터는 지상 5층, 지하 1층 건물(연면적 1만2561㎡)로 500명을 동시에 검진할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올 2월엔 세계 최초로 검진센터에 대한 JCI(국제의료기관평가위원회) 인증을 받았다. 특히 숙박검진 수진자의 편의를 위해 4층을 숙박검진 전용층으로 설계했다. 해외환자의 의사소통을 돕기 위해 의사출신 현지 코디네이터로 구성된 국제진료팀(영어권·중국·러시아·몽골 등)의 1대 1 전담 서비스가 이뤄진다.

 선병원 암센터는 심혈관을 자극 없이 수초 내에 정밀 진단할 수 있는 256채널 듀얼소스 심장전용 CT 등 최첨단 기기를 갖췄다. 기존 검사시간을 절반으로 단축하면서도 정확히 암을 진단하는 PET-CT도 대표적이다. 이밖에 자동 조절 기능으로 암 조직에만 에너지가 집중되며, 환자가 움직이는 경우에도 암 조직을 따라 자동 조절되는 고주파 온열암 치료기, 첨단 유방전용 초음파 자동 스캐너 등 최첨단 장비 도입에 막대한 투자를 했다는 설명이다.

 암센터는 유방갑상선암·위암·대장암·간암·폐암·전립선암·부인암·전이암·방사선종양센터·면역세포치료센터·임상연구센터 등 11개로 세분화돼 있다.

각 센터는 국내외 명의들이 합류했다. 인터벤션영상의학과 박상준 박사는 암환자 시술 5000례 이상, 혈관색전술 1만례 이상을 집도한 간암색전술의 대가로 평가받고 있다. 정형외과 이승구 박사는 소아정형과 골관절종양 분야 권위자로 평가 받는다. 대한골관절종양학회·대한수부외과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정심교 기자 \

◆영훈의료재단 선병원은=1966년 선 정형외과로 개원했다. 현재 목동 선병원 본원과 선치과병원, 국제검진센터, 유성선병원 암센터 등 4개 병원에 1000여 병상을 운영하고 있다. 척추관절·소화기·뇌신경센터 등 11개 전문진료센터와 39개 진료과, 200여 명의 전문의료진을 보유하고 있다. 하루 2500여 명의 외래환자가 찾고 있어 의료지방화의 성공모델로 평가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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