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자살 시도 성적보다 가정형편 스트레스 더 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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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아버지와 같이 살지 않는 청소년이 자살을 시도할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은 17일 ‘청소년 자살에 미치는 지역적 위험요인 연구’ 보고서를 공개했다. 연구원은 질병관리본부·교육부·보건복지부의 온라인실태조사(2010년) 결과를 분석했는데, 여기에는 12~18세 청소년 7만2623명이 참여했다.

 이에 따르면 아버지와 함께 살지 않는 청소년이 같이 사는 경우보다 자살 시도 위험이 1.28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학업성적이 낮을수록 자살 시도 위험이 높게 나왔다. 음주·흡연·성관계 경험이 있거나 체중조절 노력을 하지 않을 경우, 습관적으로 약물을 사용할 경우도 마찬가지다.

 연구원은 이번 조사에서 성적과 다른 요인들 중 어느 쪽이 더 청소년 자살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비교했다. 가장 큰 요인은 가정형편에서 오는 스트레스였다. 성적 스트레스의 3.2배에 달했다. 다음으로 교우관계 문제(성적의 2.4배), 부모와 갈등(2.3배), 교사와 갈등(2.1배) 순이었다.

 자살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우울한 느낌을 일으키는 요인도 비슷한 양상이었다. 우울한 느낌을 일으키는 영향력 면에서 교우관계가 성적의 1.94배에 달했다. 가정형편(성적의 1.93배), 부모와 갈등, 교사와 갈등, 외모 순이었다. 건강문제는 자살 시도나 우울한 느낌과는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의료연구원은 “자살예방 프로그램을 구축할 때 자살 위험요인을 고려해 대책을 마련하고 연령대별로 성향을 반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011년 15~19세 사망자 중 자살한 사람의 비율은 31.61%(인구 10만 명당 8.9명)이며, 자살이 청소년 사망 원인 1위를 차지한다.

신성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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