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위] 사람보다 '냄새' 못맡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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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수.악취 등 환경오염 물질을 몰래 배출하는 업체를 적발하기 위해 인천시 서구가 2001년 4백50만원을 주고 들여온 독일산 셰퍼드인 환경 감시견(犬) '듀바'가 퇴출 위기에 놓였다.

서구는 후각이 뛰어나다고 소문난 셰퍼드인 듀바에게 악취 및 오염물질 구별법 등을 1년여간 집중 훈련시키고 지난해 공단지역에 투입했다.

그러나 지난해 환경감시요원들이 관내 2백94개 업소에서 2백57차례나 공해물질 배출사례를 적발했는데 비해 듀바가 찾아낸 업소는 고작 두곳이어서 비싼 몸값을 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서구는 듀바의 훈련교육비, 상해 치료비 등 내년 예산 4백80여만원을 전액 삭감하고 사료와 소모품 구입비도 절반으로 줄여 사실상 듀바는 일자리를 잃게 됐다.

구 관계자는 "제 역할을 못하는 감시견에게 혈세를 낭비할 수 없지 않으냐"며 "듀바를 데려가려는 사람이 있으면 팔아버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엄태민 기자 <ved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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