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비밀요원 섹스 라이프 공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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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프는 진주만 공습에 앞서 이에대한 정보를 전달했다.
한 유고슬라비아계 플레이보이가 영화 속의 제임스 본드처럼 2차 세계대전 당시 최정예의 이중 첩자 역할을 해왔다고 영국 정보 소식통들이 밝혔다.

지난 수요일(현지시간) 영국 정보 소식통들은 영국 중앙기록보관소가 공개한 내용을 인용해, 한 번에 세 명과 잠자리를 즐겼다는 데에서 유래한 '트라이시클'(3륜차)이라는 암호명의 두스코 포포프가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측과 스파이 계약을 맺은 후 이중 스파이로 영국 정보계에서 활동했다고 보도했다.

2차 대전 후 기밀 사항으로 공개되지 않던 이 파일은 당시 포포프의 화려한 개인 생활을 세세하게 다루고 있다.

20여개 이상의 문건이 포함된 이 파일에는, 그가 어떻게 해서 자신이 독일군을 위해 일하는 '영국내의 최고 스파이'임을 독일군에게 확신시키고 나서 나중에는 영국 최고의 첩보요원으로 변신하게 되었는 지에 대한 내용이 담겨있다.

하지만 영국 정보부에서 '트라이시클'이 보여준 활동들이 항상 좋은 평가를 받았던 것만은 아니다. 1941년 당시 미국 여행기간 동안 보여준 헤픈 씀씀이와 유명 여배우 시몬느 시몽과의 염문으로 그의 호사스러운 사생활이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이 파일 내용에 따르면 그는 고작 18개월 동안의 여행경비로 8만 달러를 썼다고 한다.

영국 국제 정보부가 내놓은 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반적으로 보았을 때 '트라이시클'의 미국 체류가 만족스러운 것이었다고는 볼 수 없다"고 한다.

포포프는 독일군을 배신하고 영국 정부를 위해 활동했다.
"그는 미국 체류기간 내내 플레이보이로 살았다. 이 기간 동안 그가 한 쓸모 있는 행동이라고는 비행 훈련을 받은 것 정도이다."

"그는 시몬느 시몽과 같은 유명인사들과 적당한 사교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돈을 쓸 수밖에 없다고 자신의 사치스러운 생활을 변호했다."

이 기간에 그는 뉴욕 파크 애비뉴의 호화판 주택과 대형 자동차, 아이다호 선밸리로의 스키 여행, 그리고 시골 별장 등을 사들였다.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영국으로 돌아온 트라이시클은 자연히 미국에서의 생활 방식과 비교해 그 곳에서의 삶을 지루하게 느꼈다고 한다.

"트라이시클과 시몬느 시몽은 서로 상당한 애정을 느끼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며 그가 영국으로 돌아오면서 시몽과의 이별을 상당히 안타까와했다는 것도 분명하다. 하지만 물론 그는 오래지 않아 다른 상대를 찾아 나섰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포포프는 자신을 독일 정보 당국에 소개 시켜 줄 수 있는 접선책을 만나는데 성공했지만, 이 '아티스트'라는 암호명의 조니 젭슨은 당시 나치 비밀경찰의 손에 최후를 맞은 것으로 보인다.

영국에게 풍부한 정보를 제공한 젭슨은 1944년 그의 불규칙한 재정상태를 의심하던 게슈타포에 체포되어 그 이후로는 소식이 끊겼다.

또한 포포프는 미국 체류 기간 중 독일 측으로부터 진주만 미국 태평양 해군 기지 사령부에 대한 기밀 정보를 수집할 것을 요구받았다.

독일군의 요청 내용이 담겨 있는 이 문건의 날짜는 1941년 8월로 이는 일본군이 기습적으로 진주만 공습을 감행하기 불과 한 달 전이다.

LONDON, England (CNN) / 오병주 (JO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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