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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임종 장소 집>요양원>병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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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병원 사망이 일반화된 가운데 한국인들은 생의 마지막을 어디서 보내고 싶어 할까. 의료전문 인터넷매체 ‘청년의사’의 박재영 편집주간은 40세 이상 남녀 500명을 설문조사 했다. 박 주간은 이 설문 결과를 연세대 의료법윤리협동과정 박사학위 논문(2011년)에 게재했다. 생의 마지막 기간에 요양하고 싶은 장소가 어딘지를 물었다. 응답자의 46%가 자택이라고 답해 가정 임종을 가장 선호했다. 다음으로 요양시설(37.6%)이었고 병원은 10.8%로 얼마 되지 않았다. 자택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가족이었다.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점을 가장 많이 꼽았다. 병원에 있으면 가족을 볼 기회가 줄고, 특히 중환자실의 경우 하루에 한두 차례밖에 면회가 되지 않는 상황을 피하고 싶은 것이다. 마음대로 자유롭게 생활할 수 있는 점, 오래 살아서 (집이) 익숙한 점 등이 뒤를 이었다.

 응답자 270명은 왜 집을 선택하지 않았을까. 이 역시 가장 큰 이유가 가족이었다. 77%가 ‘가족에게 폐를 끼칠 것 같아서’라고 답했다. 가족과 보내고 싶으면서도 한편으로 짐이 되는 것을 우려한다. 가족에 대한 사랑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고통(통증)을 피할 수 없어서(29.3%), 위급할 때 대처할 방법이 없어서(24.1%)라는 대답이 뒤를 이었다. 집에서 장례를 치를 수 없어서라고 답한 사람은 13%로 의외로 많지 않았다.

 설문조사에서 좋은 죽음을 위한 중요한 요소가 뭔지도 물었다. 가장 많은 사람이 주위에 폐를 끼치지 않아야 하는 점을 꼽았다. 다음으로 고통이 적고, 투병 기간이 오래가서는 안 된다고 답했다. 본인이나 가족이 자택에서 사망하는 게 가능한지 물었더니 64%는 가능하다고 답했고, 31.2%는 불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자택에서 마지막을 맞는 데 필요한 요건으로는 가족의 이해와 협력, 통증 완화를 위한 재택의료서비스, 24시간 의료진 호출체계 등을 꼽았다. 임종 장소를 자택으로 선택한 사람의 92.7%가 연명치료를 원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성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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