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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치] 살을 빼려면 몸을 감추지 말고 노출하라?

중앙일보

입력

[박민수 박사의 ‘9988234’ 시크릿]

가정의학과 전문의
박민수 박사

최근 들어 비만을 치료하려는 여성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노출의 계절 여름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병원을 찾는 환자들의 심리적 상태는 당혹감과 자책감이다. 미리 준비하지 못했다는 자책감과 어쩌지하는 당혹감이 얼굴에 역력하다. 그런데 그 분들의 옷차림의 특징을 보면 대체로 다음과 같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최대한 몸매를 숨기거나 노출되는 부위를 줄이는 옷을 선호한다. 이것은 다이어트 콤플렉스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다이어트 콤플렉스는 자신의 외모에 대한 필요이상의 비하와 다이어트가 주는 필요 이상의 스트레스로 인해 다이어트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이 일상 생활에 커다란 영향을 주는 상태를 가리킨다. 다이어트 콤플렉스의 변종은 다양하다. 매사를 다이어트에 연관시키는 다이어트 강박증, 체중 감량 속도에 과도한 집착을 갖는 다이어트 조급증, 인생의 성패를 다이어트와 연관 짓는 다이어트 행복론 등이 그것이다.

다이어트를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는 강박증은 욕구의 필요이상의 제한으로 이어지며 체중감량의 실패를 인생을 망치고 있다는 우울감으로 이어지게 한다. 게다가 몸무게가 조금 늘거나 잦은 폭식으로 인해 자괴감이 반복되면 결국 자존감 상실이나 정체성 파괴로 이어진다. 다이어트 강박증이 우울증에 이르면 심한 무기력증과 자신감 부족을 겪는다. 다이어트 우울증은 다이어트의 최대 적이기도 하다. 우울해지면 뇌의 보상회로는 멜랑콜리한 감정을 차단하기 위해 쾌락 자극을 원한다. 즐거움을 느끼게 하는 도파민을 분비하는 주변의 쾌락기제에 탐닉하게 한다. 자연스럽고 자각증세 없이 중독성향을 만족시키는 쾌락기제로 술, 담배, 음식이 있다. 술과 담배에 익숙지 않은 많은 여성들은 대개 음식에 약하고 폭식에 무너지기 쉽다. 다이어트콤플렉스에 걸린 여성은 정상 식욕의 몇 배치에 시달리는 고통을 겪는다.

다이어트콤플렉스의 악순환 사이클은 다음과 같다.
다이어트에 집착하고 연연한다 -> 다이어트콤플렉스로 인한 다이어트우울증이 찾아온다 -> 다이어트우울증은 자신감을 떨어뜨리고 스트레스성 폭식이나 과식에 중독되게 한다 -> 요요에 시달린다 -> 다이어트에 더 강하게 집착한다.

다이어트 콤플렉스가 있으면 다이어트가 본인에게 주는 부담 줄이기가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감량목표를 줄이는 결단도 필요하며 체중감량 결과보다는 식습관 행동의 교정에 중점을 두는 과정중심의 접근도 필요하다. 더불어 자신의 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제거해야 한다. 일단 나는 다이어트 콤플렉스가 있는 여성들에게 스스럼없이 짧은 옷을 입으라고 한다. 짧은 옷 입기는 날씬한 사람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처음에는 쑥스럽고 힘들겠지만 살이 남보다 조금 더 쪄있다고 해서 누구도 그녀의 몸 드러내기를 폄하하거나 손가락질하지 않는다.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은 전적으로 본인의 자격지심인 것이다. 몸 감추지 않기는 묘한 동기부여를 불러일으키고 다이어트 스트레스를 감소시키는 감정정화의 효과를 가지고 있다.

올 여름은 살을 뺀 다음 짧은 옷을 입으려 하지 말고 과감히 짧은 옷을 입으며 살을 빼라.

박민수 가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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