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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태로운「쌀값안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지난 가을의 흉작, 정부양곡수매부진, 외미도입등 일련의 사태는 일찌기 없었던 쌀값파동을 앞당겨 몰고 올 기미를 보이고 있다. 「구연말을 전후한 쌀값의 소파동」을 정부의 양정책임자가 시인했다. 예년 같으면 쌀이 한참 쏟아져 나오고 쌀값의 하락을 염려해야할 시기에 쌀값이 뛰고있기 때문이다. 곡가가 도매물가 지수상에는 비록 13%강의 비중에서 끝난다해도 가계부의 비중이나 다른물가에 미치는 유·무형의 영향력은 절대적인 것. 쌀값이 오르는 것만큼 일반대중의 심리적 압박을 가중시키는 것이다.
그래서 김영준 농림장관은『보다 큰 쌀값파동이 올 경우에 대비, 곡가안정에 총력을 다한다』고 다짐했지만 이미「파동의 관문」은 지난 1월25일부터 열렸다고 보는 사람이 있다.

<두달 당긴 조절미>
쌀값이 가마당 4천원선을 깨뜨렸고 정부조절미를 예년보다 2개월이나 앞당겨 방출한 것을
그 이유로 들고 있다. 양정당국의 자신은 물량이다.
68연도 양곡수급계획에 의한 쌀의▲수요량은 2천6백85만2천석, 이를▲국내생산 2천5백만
섬 ▲도입 쌀1백39만섬▲이월량 89만6천섬(전부46만6천섬, 민간43만섬), 이래서 내년도 이월
심만4천섬을 계상했다.
그런데 도입쌀은 이 계획상의 1백39만섬(20만톤)보다 11만섬이 늘어난 1백50만섬(24만톤) 도입대맥도 당초의 62만3천섬 보다 47만섬이 늘어난 77만섬으로 늘렸다.
이래서 추곡수매량은 1백98만섬에서 끝났지만 1백50만섬의 외미와 이월량 46만섬을 합쳐
3백억만섬으로 군·관수용 85만섬을 빼놓고도 3백15만섬의 곡가조걸미와 77만섬의 보리쌀이
확보되었다고.

<3백교만섬 확보>
이 물량은 쌀값진폭을 20%이하로 묶기에 충분하고 때문에 조절미 조기방출을 2개월 앞당겨 방출, 쌀값을 4천원대에서 평준화시키려는 것이 정부의 기본방침인 것 같다.
그런데 이 물량공세와 외미가 입항하여 하역작업을 하고있는데도 쌀값은 가마당 도매4천1
백원, 소매 4천2백50∼4천3백원대에서 고개를 숙이지 않고 있는데 문제가 있다.
그것은「물량만능」을 내세운 양정의 언저리에 여러 가지 허점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

<방출 꺼려할 적자>
그것은 ①국제시세 보다 높던 국내곡가가 위치를 바꾸어 ②외미인수가격 가마당 4천1백17
원에 비해 추곡수매가격 3천5백90원으로 가마당 5백27원의「갭」을 형성했고 ③몇몇 업자들
이「헤게모니」를 장악하고 있는 양곡시장에 수급의 원칙에 따른 가격형성이 이루어지지 않
으며 ④누적되어온 양특적자의「갭」을 크게 늘릴 만큼 정부조절곡을 방매할 가능성이 업자
들의 눈에 비치지 않는다는 것 ⑤정부가 내세운 쌀 공급량은 전년도보다 1인당하루0.1합씩
줄여 책정했기 때문에 사실상 수요량 측정에 의문이 있다는 점과 ⑥공공요금 기타 제협정
요금의 현실화에 비해 쌀값의 현실화가 뒤늦어지고 있다는 상인들의 일반적인 사고방식등둥

<독자적 가격형성>
이 같은 여건아래서 쌀시장은 외미도입과 조절미 방출과는 거의 탄력성을 잃은 별도의 가
격이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 금년 쌀값의 특징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있다.
때문에 만일 물량공략태세 완비가 쌀값안정에 있어서 유일한 대책이라고 믿어온 양정당국
의 이 무기가 실효가 없게 된다면 큰일이라는 것.
반면에 이 물량공시에 많은 부작용은 그대로 뚜렷이 남아있다.
▲국내미를 외미보다 가마당 5백27원씩이나 싸게 사면서 농민의 소득을 제고시킬 수 있느
냐는 생산자의 반발▲농협계통출하를 막아 계절적인 수익을 노린 생산자의 이익저해, 이에
따른▲농협유통기능의 정체▲쌀의 도매시장 일원화조작에 치중한 소매가격의 탄력상실▲도
입외미인수대의 한은차입 84억원이 가져올 통화면의 압박▲고가인수에 따른 양특적자가중▲
비록 금리의 격차를 노린 이간이긴 하지만 11개 도입업자들의 외미도입 특식에 대한 비난
등….

<단경기 안정의문>
특히 외미도입에 따른 수익은 당초 농협이나 조달청 등에 수업대항을 시켰다면 쌀의 재생
산 투자나 농민들의 수익성을 늘이는 뒷받침에 보다 합리적으로 사용될 수 있지 않나하는 의견 등이 그것이다.
이 같은 양곡행정의 여건은 과연 오는 단경기에 쌀값을 어느 선에서 묶을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를 제시한다.<신영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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