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윤, 엉덩이 만졌고 팬티 안 입고 있었다 진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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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실이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 중 상당 부분을 본인의 진술을 통해 확인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12일 “윤 전 대변인이 지난 9일 귀국한 이후 민정수석실 공직기강팀의 성추행 의혹 조사에서 피해자의 ‘엉덩이를 만졌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윤 전 대변인은 7일 오후 9시30분에서 10시(현지시간) 사이 미국 워싱턴의 W호텔 술집에서 여성 인턴의 엉덩이를 움켜쥐어 성추행한 혐의로 미국 경찰에 신고가 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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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이튿날 오전 6시쯤 페어팩스 호텔의 자신의 방으로 인턴을 불러 나체를 보인 혐의와 관련해서도 윤 전 대변인은 “팬티를 입고 있지 않았다”고 시인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윤 전 대변인은 그러나 11일 기자회견에서 “허리를 툭 한 차례 치면서 ‘미국에서 열심히 살고 성공해’ 이렇게 말을 하고 나온 게 전부”라고 했다. 또 나체를 보인 혐의에 대해서도 “속옷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윤 전 대변인은 또 이튿날 오전 인턴을 자신의 방으로 불렀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노크 소리가 들려서 브리핑을 해야 하는 거구나 생각하고 황급히 문 쪽으로 뛰어갔다”며 “문을 여니 가이드여서 ‘빨리 가’라고 그랬다. 방에 가이드가 들어온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술자리 성추행만 있을 때는 그냥 참으려 했으나 윤 전 대변인이 호텔 방에서 알몸 상태로 인턴을 맞은 이후 분노가 커진 것으로 안다”고 전한 청와대의 주장과 배치되는 대목이다. 공직기강팀 조사에서의 진술을 기자회견에서 뒤집은 데 대해선 “향후 경찰 조사에서 유리하게 하기 위한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청와대에 따르면 공직기강팀의 조사에서 윤 전 대변인은 엉덩이 접촉과 알몸으로 여성 인턴을 맞이한 것까지는 인정했지만 그 이상의 혐의에 대해서는 부인을 했다고 한다. 윤 전 대변인은 “페어팩스 호텔의 방에서 여성 인턴에게 성관계를 요구했는가”라는 질문에는 “그런 적이 없다”고 답했다. “욕설을 했는가” “‘나는 변태다’ 등의 성적인 말을 한 적이 있는가”라는 물음에도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고 한다. 윤 전 대변인은 청와대의 조사를 마치고 관련 서류에 자필 서명까지 했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전했다.

 ◆“귀국 종용, 법적인 의미 없다” 논란=곽상도 민정수석은 12일 이남기 홍보수석의 윤 전 대변인 귀국 종용 여부 등에 대해 “사실관계는 잘 모르겠는데 법적인 의미가 없기 때문에 그게 법적으로 문제 될 소지가 없다”고 말했다. 귀국 종용 여부가 정치 쟁점이 된 상황에서 곽 수석이 안일한 발언을 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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