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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드는"새싹" 좋은 책을 읽히자|여성단체협의회 좌담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과외공부와 함께 불량 만화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자녀들에 대해서 어머니들은 구체적인 관심을 모으기 시작했다.
한국 여성단체협의회는 이 문제를 비판하고「좋은책 읽히기」를 토의하는 좌담회를 지난1일 하오2시 냉천동 회관에서 가졌다.
모임에는 윤석중(새싹회장) 문동환(한국신학대학교수) 임의도(중앙교육연구소)씨, 그리고협의회측에서 임봉선 신연식씨외 8명의 어머니회원이 참석했다. 다음은 좌담에서 토의발표된 내용이다.

<마해송은 몰라도 80%가 만화탐독>
우리나라의 어린이도서와 독서의 경향은 거의가 만화에서 그치고있는 셈이다. 모국민학교5학년아동에게 동화작가 마해송씨를 아느냐고 질문했을때 이름은 들어본 적이 있다는 어린이가 단한명(90명중). 작품을 읽은 어린이는 한명도 없었다.
전국의 국민학교 아동의 80%이상이 교과서이외에 읽는 책은 만화뿐. 동화·동시·명작소설은 아동잡지에서 읽어보는정도.
현재 국내에서 발행되는 어린이 잡지는 7∼8종. 이잡지에서도 평균30%이상이 만화고 그중의 한잡지는 52%를 만화로 채우고있다.
만화책은 한달에 7백종. 총92만부를 발행하고 전국에 만화책을 빌려주는 만화가게가 4천9백개소가 넘고 이 가게들은 1급, 2급, 3급으로 나누어져있어 3급가게에서는 거의 글자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낡은 만화책들이다.

<7백가지 만화에 태반이 007식>
내용도 문제다. 80%이상이 007살인 만화가 아니면 권장 하는 내용보다 금지의 내용이 많고, 밝은면 보다 어두운 면이 많다.
만화책의 모습에 있어서도 문제다. 거칠고 야비한 색채는 물론, 그용지가 쓰레기통에서 주워온 휴지를 제대로 소독도하지 않고 선화지로 만든 것들이다. 그리고 거의가 일본것을 그대로 모방한것 뿐이다.
이러한 불량만화속에서 어린이들을 구하는 길은 결국 어머니의 힘이다. 문교부당국의 정책이나 학교교육의 정상화가 가장 빠른 효과를 거둘수있는 길이겠지만 지금의 상황속에서는 어머니와 학교교사에게 의지하고 호소할수밖에 없다.
어머니가 어린이의 책에 관심을 기울이고 좋은 내용의 책을 먼저 읽고 어린이에게 권하면, 아이들은 불량한 책에만 쏠리기쉬운 마음을 돌릴수 있다.

<어린이 나이따라 읽힐책도 가려야>
외국처럼 같은「이솝」얘기라도 유년용·국민학교저학년·중학년·고학년용으로 그림과 문제가 구분되어 있지않더라도 어머니의 보충설명등으로 아이들은 즐기고 감화받을 수 있는 것이다. 어린이의 좋은 서적이 만화처럼 성하지 못하고 외국처럼 나이별로 구별되어 발행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팔리지 않아 수지가 맞지 않기 때문이다.

<읽을책 골라주는 전문가 조언긴요>
시험공부에 시달리고 시간적 여유를 누리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좋은 책을 읽히기란 힘이 드는 일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어머니도 읽지않고 무엇을읽힐수있을것인가 마음뿐이지 실제적으로는 막막하다. 이 점을 보충하기 위해서 우선 신문「라디오」·잡지 등「매스콤」에서 좋은 책에 대한 구체적인 지식을 일러주기를 어머니들은 바라고있다. 좋은 아동도서를 선정해주는 기관이라든지 어린이의 나이별로 책이 나와있지 않더라도 나이별서적에 대한 전문가의 조언들이 아쉽다는 것이다.
여성단체협의회는 각 산하단체와 협력하여 어린이 독서지도를 위한 어머니 교육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한편 문교당국에 어머니들의 의견을 내용으로하는 건의를하고 전국어린이 독서 경향에 대한 구체적이고 광범위한 기초조사에도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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