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절 - 아시아 근로자들의 우울한 시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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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시위대가 존 하워드 총리 모습의 인형을 불태우고 있다.
아시아 노동계는 높은 실업률과 고용 안정성 저하 및 국가 경기 침체로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어려운 시기를 맞고 있다.

홍콩은 올들어 실업률이 7%를 기록한 가운데 직장을 가진 이들도 열악한 근무환경 속에 있다고 홍콩 노동조합총연맹(HKCTU)측은 주장했다.

리측옌 홍콩 노총 사무총장은 "현재 대기업들은 지속적으로 노동자들을 해고하고 있으며 정부 당국 역시 공무원 임금삭감 안을 계획하고 있다. 또한 비숙련 노동자들의 임금 사정도 날이 갈수록 열악해지고 있다."고 말한다.

아시아의 금융 위기는 사실상 끝났지만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홍콩뿐 아니라 인근 아시아 지역 노동자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리 사무총장은 "경기 회복이 매우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며 "또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고 하더라도 시차가 존재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노동자들은 언제나 가장 늦게 경기 회복 효과를 누리게 된다"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아시아 지역 내 빈부 격차 역시 점차 심화되고 있어 노동자들의 저항이 거세지고 있다.

일찍부터 노동절을 기념해 온 일본 노동자들은 고용 안정 및 임금 삭감 반대와 구조 조정 종결을 요구하는 시위를 가졌다.

호주 시드니에서는 전통적인 노동절 시위 행사도중 노동조합 및 무정부주의자, 반세계화 운동단체들로 이루어진 반자본주의 단체 'M1'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한국에서는 도산한 대우자동차의 GM 매각에 반대하는 노동자들의 시위가 이어졌다.

중국에서는 수천만 명에 이르는 노동자들이 일주일간의 노동절 황금 휴일을 맞아 고향길에 올랐다. 노동조합 자체가 불법인 상황에서 중국 노동자들은 점점 더 영리한 방식으로 저항하고 있다.

CNN의 아시아 상임 분석관인 윌리 워롭 램은 "올 3월 들어 시작된 다칭 유전지대 노동자 시위에서 종전과 다른 새로운 양상을 감지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이 대규모 시위를 통해 지하 불법 노동조합들이 상당한 수준까지 조직화되었다는 것이 증명되었으며 또 이들은 지역 사회와 긴밀한 관계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 하반기 차기 지도자 그룹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 정부 당국은 조속한 경제 개혁과 사회적 안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위해 고심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딜레마는 결코 새로운 것이 아니며 아시아 다른 지역 국가들 역시 조만간 직면하게 될 문제이다.

Lisa Barron (CNN) / 오병주 (JO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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