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남전쟁과 미·「캄」회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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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1966년 12월21일 한국은「캄보디아」에 있는 총영사관을 폐쇄했다. 당시 망명을 요청한 김귀하선수를 북괴에 인도하는 비인도적 처사에 대해서 항의하기 위해서였다. 1965년5월3일 「캄보디아」는 미국과 국교를 단절했다. 그 직접적인 구실은「뉴스위크」지가 「시아누크」공의 모친을 모욕했다는 것이며 월남공군이 국경선을 폭격했다는 것이다.
「캄보디아」는 엄정중립을 표방하면서 중공·월맹·북괴에 접근하였다. 월남전쟁이 확대됨에 따라「캄보디아」는 미국·월남·한국에 대해서 노골적인 적대행위를 시도했다. 작년 10월 「알제리」저개발국회담에서「캄보디아」가「알제리」와 더불어 한국과 월남의 참석을 방해한 것은 아직도 우리의 기억이 새롭다.
이제 미국과 「캄보디아」는 단교로 의사소통이 두절된 이후 약 3년만에 처음으로 공식적인 대화의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즉 지난8일「존슨」미대통령의특사「체스터·볼즈」주인미대사가「프놈펜」을 방문하여 일련의 회담을 계속하고 있다. 회담의 성공여부는 지금 가름할 수 없다.「프놈펜」의 금차 미·「캄」회담에서는 추적권문제를 비롯해서 국제감시위원단 (ICC) 의 강화문제,「캄보디아」의 독립·영토보전·중립문제, 나아가서는 양국간의 국교회복문제와 월남협상문제등 광범위한 문제가 토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무엇보다 우리의 입장에서는 월남전쟁과 직결해서 이 회담을 주시하지 않을 수 없다.「캄보디아」가「베트콩」이나 공산월맹군에 보급「루트」와 은닉처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은 주지되어 있는 사실이다. 작년 11월의 「록닝」·「닥토」전투는 다 같이「캄보디아」국경지대 변경에서 전개되었다. 앞으로의 격전지도 이곳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에따라 미국은 추적궏문제에 신경을 날카로이 하지 않을 수 없었다.「캄보디아」가 계속 공산군에 은닉처를 제공하느냐 않느냐의 문제는 월남전쟁의 조속한 종결과 결부되고 있다. 또 월남전쟁의 확대 여부를 결정할 수도 있을 것이다.
여기에「캄보디아」의 태도가 주목되고 있다.「캄보디아」는 월남전쟁에 말려들지 않기 위해서는 물론, 그가 표방하는 독립·영토보전·중립을 유지하기 위해서 공산군에 대한 은닉처의 제공을 즉시 중지해야 할 것이다.
제1차적으로「캄보디아」는 그를 위한 긍정적인 반응으로서 국제감시위원단의 기능을 강화할 것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문제의 촛점은「캄보디아」자신에 달려 있다.「캄보디아」가 분쟁에 휩쓸려 들어가지 않기 위해서 어느 정도로 적극적으로 나오느냐에 달려 있다 .국가감시위원단의 기능을 강화하는 문제를 비롯해서 미국이 요구하는 추적권 문제를 야기할 조건을 제거하는데 있어서도 모든 것이「캄보디아」자신에 달려 있다고 보겠다.
「캄보디아」는 우선 월남전쟁종결을 촉구함에 그 성의를 표시해야 할 것이다. 이번 회담의 전도를 결코 낙관할 수는 없다. 그러나 미국과 「캄보디아」간의 해빙은 물론 월남변경에서 공상군을 고립시키는데 어떤 성과를 가져온다면 월남전쟁의 일대전기가 될것이다. 「캄보디아」의 현명한 판단을 바라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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