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환규 회장 취임 1년 "잃은 것 '회원들의 신뢰', 잘한 것 '초심 유지'"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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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서 활동할 때보다 안에 들어와보니, 훨씬 더 두텁고 더 높고 더 많은 벽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됐다. 반면 더 많고 무거운 족쇄들이 의협회자의 발에 채워 있음도 발견하게 됐다.”

대한의사협회 노환규 회장은 취임 1주년을 맞아 7일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년간의 소회를 전하고 그동안의 활동을 스스로 평가했다.

먼저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초심을 잃지 않고 꾸준히 제도개혁을 위해 노력한 점’, ‘시행착오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회원들이 신뢰를 보내주고 있다는 사실’을 꼽았고, “더 많은 정보를 통해 의료계를 좀 더 정확히 진단하게 된 것은 얻은 것 중 하나”라고 밝혔다.

또 가장 기뻤거나 보람을 느낀 순간에 대해서는 “지난 해 한마음가족대회에서 부족한 준비에도 일산 킨텍스에 3만 회원이 가득 차는 것을 보고 희망을 확신했다”며 “회원들이 ‘지금 의협이 유일한 희망’이라고 말할 때 보람과 함께 부담을 느낀다”라고 대답했다. 또한 최근 실시한 중간 평가에서 의사들의 정치력 확대에 85%가 찬성하는 것을 확인한 순간 보람과 희망을 느꼈다는 게 노 회장의 설명이다.

반면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시행착오’를 꼽았다. 의료계 문화와 회무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소통의 문제, 개혁 드라이브의 속도 문제, 정부와의 소통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

노 회장은 “조직강화를 제대로 못하고, 팀 플레이를 못해 혼자 앞서 나갔다. 어쩔 수 없는 오해들과 시행착오로 회원들의 신뢰를 잃게 됐다”고 평가하며 “포괄수가제 저지를 위해 일주일 수술 연기 방침을 무기한 연기한 것은 가장 후회된다”고 전했다.

가장 아쉬웠던 순간은 지난 3월 건정심에서 토요휴무전일가산제가 무산된 것을 꼽았다.

▲ 대한의사협회 노환규 회장

의협회장 2년차에 접어든 노 회장은 앞으로 조직 강화에 가장 큰 비중을 두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지난 해 여러 의료현안에 대처하느라 후순위로 밀려 있었지만, 올해에는 가장 중점을 두겠다는 것.

지난 2일 집행부 상임이사진이 일괄사표를 제출함에 따라, 새롭게 구성될 2기 집행부는 아직 뚜렷한 윤곽을 드러내지 못했다. 노 회장은 “새로운 이사로 4~5명이 영입되는 수준으로 개편이 있을 예정”이라며 “뛰어난 인재들이 있는데 아직도 많은 분들을 만나지 못해 안타깝다”고 전했다.

더불어 향후 정부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정부와 대화를 통해 제도개선을 꾀하고 있지만, 권한이 있는 정부의 결정권자는 잘못된 제도가 갖고 있는 세부적인 문제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문제를 인식하고 있는 실무자는 결정 권한이 없는 상태여서 속도가 매우 더디다”고 평가했다. 이어 “의료계는 절박한 상황이라 빠른 제도개선이 필요한데, 그게 불가능하다면 의료계는 다시 강경한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의협의 재정 위기에 대한 지적에 대해서는 “늘어나는 지출과 줄어드는 수입의 결과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협회 조직의 확대와 업무량 증가, 직원의 호봉 상승에 의한 인건비 때문이라는 것.

노 회장은 “지난 해 임원들의 법인카드 사용을 대폭 줄이고 개인비용 지출을 늘리는 등 재정절감을 위해 노력해왔다”며 “이제는 회원들이 집행부에 믿음을주고 회비를 납부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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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경아 기자 okafm@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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