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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영국의 두 사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윈스턴·처칠 경과 월리엄·M·아이켄·비버브룩 경은 20세기 영국을 움직인 두 거성.
이 두 사람은 각각의 명성 외에 둘 사이의 오랜 교우관계로도 유명하다. 양차대전을 통해 영국을 승리로 이끈 명재상 처칠 경과 세계의 신문왕으로 군림하던 비버브룩 경이 고인이 된 이제 이들의 3대가 각각 조부들처럼 서로 친교관계를 맺고 또 조부들이 걸어간 길을 걷고있어 화제.
처칠 경의 손자 윈스턴·S·처칠 2세(27)와 비버브룩 경의 종손인 조너선·아이켄(25)은 둘 다 명문 옥스퍼드대학출신으로 대학재학 중 교우관계를 맺었다.
이들은 사회에 나와 우연히 둘 다 정계에 투신, 같은 길을 걸음으로써 둘 사이의 우정은 더욱 두터워졌다. 처칠2세는 넓은 이마하며 툭 튀어나온 턱 등 얼굴모습이 할아버지를 쑥 빼어낸 듯 닮았으나 유명한 처칠 경의 사자후를 갖지 못한 것이 흠.
한편 아이켄은 모습에 있어 할아버지를 닮은 데가 없으나 일에 있어 언제나 만족하지 않고 항상 새로운 일을 추구하는 그 모험심은 할아버지를 찜쪄먹게 닮았다는 것.
처칠 경이 1899년 올드햄 구에서 하원의원에 출마, 정계진출 제1보에서 패배의 쓴잔을 마셨다는 것은 유명한 얘기. 처칠2세도 지난여름 고턴 구의 중간선거에 첫 출마, 패배함으로써 조손간의 이상스런 우연의 일치 때문에 더욱 화제가 되고있다.
아이켄도 66년 총선거에 첫 출마, 낙선했는데 그의 종조부 비버브룩 경은 생애동안 한번도 공직에 당선된 적이 없다.
조부들처럼 첫 시도에서 좌절된 이들 두 젊은 사자들은 시련에 굴하지 않고 재출마를 결심, 당의 지지를 얻었는데 이들은 한결같이 할아버지의 명예에 손상을 끼치지는 않겠다고 기염을 토하고 있다.
처칠 경은 선거에 낙선한 후 한동안 기자로서 경력을 쌓았다. 처칠 경은 21세의 나이에 쿠바로 건너가 쿠바주민들의 스페인 통치자에 대한 반란을 취재, 보도했는데 할아버지의 피를 이어받은 처칠2세는 할아버지에 뒤질세라 지난 6월에는 중동전쟁을 취재, 보도하였고 최근에는 월남에 특파, 월남전을 커버하고 있다.
한편 신문왕 비버브룩 경의 대를 이은 아이켄은 학자타입이나 오늘날 영국젊은이들의 우상인 튀기 등 젊은 연예인들을 인터뷰하여 젊은이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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