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은 갱,「무중」서 한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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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서울 영등포 상은「갱」사건은 21일로 만1년이 된다. 세모기분으로 들떴던 작년 12월21일 하오 4시40분 3인조「갱」이「카빈」실탄 7발을 난사, 문학기(35) 순경을 죽이고 1백19만원을 털어 갔으나 경찰은 아직 범인의 윤곽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무기한 수사본부를 영등포 경찰서에 설치, 지난 1년 1만2천3백20명의 경찰력을 동원, 수사비 7백여 만원을 쓰면서 용의자 6백14명을 조사했으나 모두 허탕이었다.
경찰은 영등포 상은「갱」을 쫓다가 강도 76명, 살인범 9명, 절도 9백59명, 기타 잡범 2백1명 등 모두 1천3백5명을 구속,「카빈」17정, 권총 6정, 기관총 1정, 각종 탄환 4백발을 발견, 압수해 부산물만은 푸짐(?)했다.
경찰의 수사기록만도 대형「캐비닛」에 가득, 무게가 약 43관에다가 길이로는 1백50리. 수사본부는 지난 8월 30명의 수사요원을 15명으로 줄여 아직도 끈질기게 수사를 펴고 있다.
경찰은 사건당시 증거로는 탄피 7발과 범인을 본 행원 13명의 기억력에 의존, 그 동안 20만장의「몽타지」로 비슷한 용의자 4백여 명을 은행원과 대질했으나 모두 빗나갔다.
또한 그 동안 시민이 경찰에 제보한 정보만도 5백20여건 현재 경찰수사는 이 정보의 확실성여부를 확인할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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