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나의 꿈은 젊은 열정·에너지 넘치는 대한민국"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30면

‘제4회 홍진기 창조인상’ 시상식이 6일 서울 순화동 호암아트홀에서 열렸다. 앞줄 왼쪽부터 사회 부문 수상자인 가수 싸이(본명 박재상)를 대신해 참석한 아버지 박원호씨, 과학 부문 수상자 권성훈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문화 부문 수상자인 김승근 공연기획자, 뒷줄 왼쪽부터 홍석현 중앙일보·JTBC 회장, 이홍구 유민문화재단 이사장, 이어령·사공일 중앙일보 고문이 시상식 뒤 기념 촬영하고 있다. 이홍구 이사장은 “창조인상은 미완의 업적이라도 창의적?미래지향적 가치에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김상선 기자]

“연속된 활동으로 쉬지 못하고 체력이 떨어져 동기 부여가 될 거리를 찾고 있었습니다. 이 상을 동력 삼아 창조적으로 일하며 한국을 알리는데 만 분의 일이라도 보탬이 되겠습니다.”

 미국에서 공연 중인 가수 싸이(본명 박재상·36)는 영상을 통해 이 같은 수상소감을 밝혔다. 6일 서울 순화동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제4회 홍진기 창조인상 시상식에서다. 싸이는 지난해 세계적으로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히트곡 ‘강남 스타일’에 이어 지난달 발표한 ‘젠틀맨’으로 ‘싸이 현상’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과학·사회·문화 부문 중 문화에서 상을 받을 줄 알았는데 사회 부문이라 더 무겁게 느껴진다”고도 했다. 수상자를 선정한 홍진기 창조인상 위원회는 ‘남녀·세대·인종·문명 간 경계를 허물고 지구촌 사람들을 공존의 마당으로 안내한 통합의 상징’이라는 의미에서 싸이에게 사회 부문 창조인상을 수여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미국에 있는 싸이를 대신해 아버지 박원호(63)씨가 참석했다. 박씨는 “싸이 아버지가 와서 실망한 사람이 있을 것 같아 한마디 하겠다”며 “나는 ‘나싸’다. ‘나이든 싸이’란 의미”라고 자신의 별명을 소개했다. 싸이 아버지다운 유머 덕에 엄숙했던 시상식장은 웃음바다가 됐다.

 그는 승승장구하고 있는 아들과 팬들에 대한 당부도 덧붙였다. “아들이 성공했다는 말을 하는 사람이 많은데 나는 성공이란 머나먼 여정을 떠나는 첫 발을 디딘 것이라 생각한다”며 “제 아들이 더욱더 힘을 내서 전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더욱 많은 사랑을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과학 부문 수상자인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권성훈(38) 교수는 고(故)유민 홍진기 전 중앙일보 회장의 말을 인용했다. “항상 창조적인 미래를 준비하라”는 말이었다. 권 교수는 “해외에서 생활하다 보니 애국자가 됐다. 한국은 열정과 에너지가 넘치는 나라다. 한국이 꿈을 가지고 열심히 도전하는 젊은이가 가득한 나라가 되는 것이 나의 꿈”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 연구실에 꿈을 가지고 열심히 도전하는 젊은이들이 40명 정도 있다”며 “7년간 밤낮을 함께 한 연구진에 영광을 돌린다”고 말했다.

 통영국제음악제를 아시아를 대표하는 축제로 만든 공연기획자 김승근(46) 문화 부문 수상자는 “통영이라는 도시가 가진 아름다움과 작곡가 윤이상 선생이 가진 뜻·유지가 이어져 행사가 잘 진행되고 내가 (거기에) 작은 힘을 보탠 것이 아닌가 싶다”며 “통영이 아시아 음악의 중심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앞서 이홍구 유민문화재단 이사장은 환영사에서 “미완의 업적이라도 그 속에 담긴 창의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가치에 주목하고 있다”며 홍진기 창조인상의 의미를 소개했다. 대가들의 완성된 성과보다도 미래를 열어가는 젊음의 창조적 동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다. 이 이사장은 ‘남들보다 멀리 볼 수 있었던 것은 거인의 어깨 위에 서있었기 때문’이라는 아이작 뉴턴의 말을 인용하며 “오늘 창조인상을 받는 세 분도 거인의 어깨 위에 서있는 분들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홍석현 중앙일보·JTBC 회장은 가족을 대표한 인사말에서 “여러분의 성원과 본인의 노력, 국력이 뒷받침돼 세 명의 수상자가 20~30년 후에 세계적인 인물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글=박유미 기자
사진=김상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