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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 가늘면 건강 나쁘다는 증거 … 운동·식사로 개선 가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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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열
한국한의학연구원 책임연구원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교수

대변은 소화를 담당하는 모든 장기의 건강 상태를 알 수 있는 지표다. 하지만 현대의학에서는 대변을 진단 기준으로 많이 이용하지 않는다. 영상진단기기와 생화학 검사가 발달해 원초적 방식의 망진(望診)에 의존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검사를 받으려면 병원에 가야 한다. 고가의 영상진단은 경제적 부담이 따르고 방사선에 노출되는 것을 감수해야 한다. 반면 대변처럼 스스로 매일 확인할 수 있는 검사법은 간단하면서도 효용성이 크다. 필자는 26세까지 두통과 체증으로 고생했고 설사를 자주 했다. 손발도 차가웠다. 한의학의 사상의학을 만나고, 이 모든 게 속이 냉(冷)한 소음인 체질 때문이고, 속을 따뜻하게 하는 치료법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후 음식과 운동으로 섭생을 조절한 결과 대변의 품질이 매우 좋아졌다. 동시에 두통과 체증이 사라지고, 악수를 하면 손이 따뜻하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대변의 품질은 우선 형태를 보고 따진다. 굵고 길게 나오는 게 가장 좋다. 가늘어질수록 좋지 않으며, 형태가 없어지면 더욱 안 좋다. 물 설사는 가장 심각한 상태다. 설사가 심할수록 소음인의 냉증도 심한 것이다. 찬 음식·돼지고기·맥주를 마실 때 심해진다. 이런 음식에 대한 예민도를 따져 냉증의 정도를 진단하기도 한다.

변의 형태가 점차 짧아지고, 염소 똥 같아지는 것은 변비가 진행되는 과정이다. 소음인은 설사뿐 아니라 변비도 냉증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변비가 있는 소음인은 대개 마르고 음식량이 적다.

반면 소양인은 설사나 변비가 있으면 속열이 심한 것이다. 이때 얼굴이 붉어지다가 검게 변하는데, 마치 불이 타오르다 재만 남는 것과 같은 형상이다. 소양인이 설사가 심하면 속에서 열이 오르거나 두통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소양인의 두통이나 어지럼증 같은 두면부의 증상은 모두 불길이 위로 치솟는 것과 같은 열증의 병증이다. 매운 음식을 먹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더욱 심해진다.

태음인은 소음·소양인처럼 단순하지 않다. 변비가 있으면 열증, 설사가 있으면 한증으로 본다. 그러나 변비가 있어도 소양인처럼 괴로워하지 않고, 설사가 있어도 소음인처럼 찬 음식에 민감하지 않다. 이처럼 대변은 배 속의 냉·열증 정도를 판단할 수 있는 좋은 지표이다. 냉·열증이 심하면 반드시 다른 만성병을 일으킨다. 대변의 형태·색·횟수를 매일매일 기록하면 건강 관리와 치료에 큰 도움이 된다.

김종열 한국한의학연구원 책임연구원·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교수

바로잡습니다 건강한 당신 4월 8일자 ‘김종열 박사의 한방 건강 신호등③ 체형과 노화’ 칼럼에서 팁으로 소개된 사상체질의 체형 및 얼굴 특징이 제작 과정에서 일부 잘못 정리돼 다시 게재합니다.

사상체질의 체형 및 얼굴 특징

▶소음인: 엉덩이가 발달하고 가슴이 빈약함, 유순한 인상에 얼굴 폭이 좁고 갸름, 눈꼬리가 약간 처지고 코 폭이 좁음

▶태음인: 허리가 발달하고 목덜미가 짧음, 넓적한 얼굴에 얼굴선이 굵고 눈은 무뚝뚝하며 코가 넓고 큼

▶태양인: 목덜미가 길고 허리가 약함, 이마가 넓고 눈빛이 강렬함, 귀가 발달하고 머리가 큼

▶소양인: 가슴이 발달하고 엉덩이가 빈약함, 눈 끝이 올라가 날카로움, 이마가 돌출돼 상하로 넓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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