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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군인, 탈북하다 들켜 "아랫동네 갈껍네다" 하면…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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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탈북자를 감시하는 국경경비대 군인들이 중국보다 남한에 간다고 하면 더 잘 보내준다는 증언이 나왔다.

5일 북한소식 전문매체 ‘뉴포커스’는 탈북자의 말을 인용해 최근 북한 국경경비대원들의 비리가 과거와 달라졌다고 전했다.

2010년 탈북했다는 30대 여성은 “과거에는 탈북하려다가 보위부에 잡히면 식량과 물자를 사러 중국에 잠깐 갔다 올 거라며 돈을 주면 못 본 척해줬다. 하지만 최근에는 아랫동네(한국) 간다고 해야 오히려 잘 보내준다”고 밝혔다.

또 다른 40대 탈북자는 “북한 주민들이 중국에 숨어 지내다 공안에 잡혀 북송되면, 그 과정에서 국경경비대원들도 처벌을 받는다. 시범으로 총살된 군인들도 있다. 이에 군인들이 돈을 요구하면서 ‘너네 어디 가니?’라고 묻는다. ‘아랫동네(남한)에 간다’라고 하면 ‘잘 가라, 제발 붙잡혀 오지 말라’고 할 정도다”라고 전했다.

이런 탈북 유행을 이용해 돈을 버는 사람들이 바로 국경경비대 군인들이라고 한다.

국경경비대원들이 ‘아랫동네’라는 표현에 안심하는 이유는 한국에 먼저 탈북한 가족이나 친인척들이 돈을 주고 브로커를 고용한다는 사실을 그들도 잘 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런 탈북자들인 경우 강 건너에 기다리는 사람이 있고, 숨어 지낼 곳, 탈북비용 등 남들보다 안전해서 국경경비대원들은 그런 조건의 탈북자인지, 아니면 무작정 연고없이 탈북하는 사람인지 판단하려고 “어디로 가는가?”고 묻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대놓고 “한국에 간다” “남조선 간다”라는 말은 절대 안한다고 한다. ‘아랫동네’라면 한국을 지칭하는지 다 아는데 굳이 듣는 사람도, 말하는 사람도 불편하게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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