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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진 NBA 진출 가능성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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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미국 농구아카데미 원장 브루스 오닐을 만났을 때 하승진(18.삼일상고)에 대해 얘기한 적이 있다.

오닐은 즉시 "아무에게도 얘기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 시애틀 수퍼소닉스의 스카우트였던 그가 하승진의 에이전트를 하고 싶다는 얘기였다.

그만큼 2m20㎝인 하승진의 희소성은 크다. 미국의 유수 에이전트 회사인 SFX사의 부사장까지 내한해 하승진을 테스트했다는 것 자체가 한국 농구계에 의미 있는 일이다.

SFX는 "그 키에 제대로 뛸 수나 있나 보자"며 한국에 왔다가 예상 외로 체격이 좋고 기술도 있어 하루를 더 머물며 하승진의 기량을 점검했다고 한다.

그러면 하승진의 미국프로농구(NBA) 진출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국내 센터 출신 농구 전문가들의 시선은 부정적이다.

김유택 명지고 감독은 "가능성이 작다. 경기 때 보니 몸싸움도 안되고 기동성도 없더라. 장점이라곤 키와 어리다는 점뿐인데 이것으론 힘들다. NBA 에이전트의 테스트는 가십거리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한 전문가는 "야오밍과 비교는커녕 NBA 유니폼을 입을 가능성도 제로"라고 잘라 말했다.

스카우트를 위해 그를 유심히 지켜본 대학 감독들의 의견은 조금 희망적이다.

역시 센터 출신 강을준 명지대 감독은 "2년 정도 체계적인 웨이트 훈련을 하고 기초부터 다시 다져나가면 5년 후께 조심스럽게 NBA 문을 노크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근거는 하승진의 운동 경력이 짧다는 점이다.

그러나 삼일상고 윤세영 감독은 "2년 전 본격적으로 운동을 시작할 때보다 체력이 1백배는 좋아졌다. 부상 위험 때문에 그동안 하승진의 모든 것을 보여주지 않았다. 앞으로도 성장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자신했다.

역시 센터로 활약했던 하승진의 아버지 하동기씨는 "지금 상태로는 NBA 진출 가능성이 작다. 하지만 국제 무대에서 더 큰 활약을 했고 1백40kg에 이르는 건장한 체구와 유연성은 큰 힘"이라며 "머리가 좋고 의지력이 뛰어난 아들의 꿈은 NBA 진출"이라고 강조했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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