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퇴골두 무혈괴사' 새 수술법 나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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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9면

프로야구 김재현 선수를 통해 널리 알려진 대퇴골두무혈괴사증(대퇴골 머리 부위에 혈액이 공급되지 않아 뼈가 썩어들어가는 질환)을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시술이 소개됐다.

고려대 구로병원 정형외과 손원용 교수는 최근 대퇴골(엉덩이뼈와 이어지는 허벅지뼈의 윗부분)무혈성괴사증 환자 25명에게 골두(骨頭) 아랫부분을 잘라 회전시키는 방법으로 수술을 한 뒤 평균 44개월을 추적한 결과 20명의 환자에게서 만족스런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대퇴골두무혈괴사증의 발생원인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술과 스테로이드 약물, 혈관을 막는 혈전(핏덩어리)이 주요 인자로 꼽힌다. 음주를 자주 할 경우 지방간이 생기듯 축적된 지방성분이 혈관을 서서히 망가뜨린다는 것.

또 스테로이드 약물은 뼈를 약하게 하고, 혈전은 혈관을 막아 혈액순환을 방해함으로써 뼈를 괴사시킨다. 그러나 환자의 40~50%는 원인을 알 수 없다.

치료는 크게 감압술과 혈관부착 골이식술, 절골술.인공관절술.골융합술로 나뉜다.

감압술은 체중의 압력을 분산시키기 위해 골두에 구멍을 뚫는 치료. 또 골이식술은 혈관을 부착한 환자의 다리 뼈 일부를 골두에 이식하는 수술이다. 대체로 수술이 어렵고 뼈를 채취한 부위의 통증이 발생하는 단점이 있지만 70~80%의 성공률을 보인다.

인공관절이나 골융합술은 대퇴골두가 완전히 파괴돼 '재활용'하기 어려울 때 시행한다. 하지만 인공관절은 15년마다 교체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고, 뼈를 붙이는 골융합술은 걷거나 앉는 자세가 불편해 환자의 수술 만족도가 떨어진다.

이번에 소개된 회전 절골술 대상자는 대퇴골두가 부분적으로 괴사한 환자들이다. 골두 아래쪽 목부위를 잘라 90도 회전시켜 망가진 조직과 정상조직의 위치를 바꿔놓은 것이 수술 원리.

장점은 자신의 관절을 사용한다는 점과 반영구적이라는 것이다. 대퇴골두가 30% 이상 괴사됐어도 시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손교수는 "괴사가 상당히 진행된 3기 정도에서도 가능하고, 성공률이 30~50%인 감압술보다 효과적이며, 수술 후유증도 적다"고 말했다. 수술 후 3~4개월 동안 요양이 필요하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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