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다시 일전벌인 이스라엘·아랍공|평화공존의 길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거미줄같이 엉성한 중동휴전선이 24일 3시간동안이나 치명상을 입을만큼 짓밟혔다. 막강을 자랑하던 「이스라엘」구대함 「에일라트」호가 「이집트」해군의 「미사일」에 수장된지 하루만인 24일 「수에즈」운하남단에서 벌어진 숙적 두라나라의 포격전은 지난 6월 중동휴전이 성립된 이래 가장 치열한 것이었다는게 관측통들의 일치된 견해이다. 「이집트」는 「이스라엘」의 전폭기 1대와 전차 10대를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전쟁사상 가장 짧다는 지난 6얼의 중동의 5일간 전쟁이 끝난 것을 전후해서 「유엔」안보이사회·「유엔」특총이 뻔질나게 열려 열띤 설전이 거듭되었으나 싫성있는 조치하나 강구하지 못했음은 널리 알려진일. 이에 꼬리를 물고 얼굴을 내민 「글라스보로」 미·소정상회담이 월남전·중동전으로 흔들리기 시작한 미·소협력체제를 다시 굳히는데는 얼마간성공하였으나 초미의 과제인 중동전 뒤처리에는 「유엔」특총의 전철을 밟아 실효했다.
중동전쟁이 끝난지도 벌써 4개월-그동안 조그마한 충돌사건이 심심찮게 「뉴스」의 각광을 받기는 하였으나 「에일라트」호 침투사건과 뒤이은 대규모적인 총격·포격적은 세계가 중동문제해결을 위해 현재까지의 미지근한 태도를 깨끗이 털어버리지 않는다면 조만간에 제2의 중동전쟁이 터질것이라는 불길한 조짐으로 해석된다. 「에일라트」호 피침사건이나 연이은 충돌책임이 어디있는지는 쌍방이 서로 상대방을 선공했다고 비난하고 있어 지금으로서는 진상을 캐내기 어려운 듯. 「이집트」는 「이스라엘」측이 휴전을 위반, 「수에즈」항내 두 개의 「이집트」 정유소를 불바다로 만들었다는 이유를 들어 「유엔」 안보리의 소집을 요구했다. 이번에 열릴 안보리서는 어떤 신통한 해결책이 발견될지는 두고볼 수밖에 없다. 「아랍」신문들이 「에일라트」호의 격침사건은 『「아랍」인들이 살아있다는 증거』라고 충동질을 한 것이라든지 『너희들이 보복을 받지않고 배겨내겠는지 두고보자』는 따위의 「이스라엘」의 가시돋친 반항의식이 팽배하고 있음을 볼 때 유태민족에 대한 「아랍」민족의 적의가 문자그대로 불공대천의 원수간임을 짐작할 수 있겠다. 직접협상만이 중동문제해결의 「알파」와 「오메가」라는 「이스라엘」의 주장에 「이집트」측은 숫제 「이스라엘」의 존재조차외면하고 있는데 문제의 어려움이 있다.
한편에서는 핵광산금지조약을 성립시켜 군축의 실을 거두자는데 원칙적 태의를 보고있는 미·소가 중동에서는 무기공급의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인상을 짙게 풍겨주는 것도 국제정치의 이상과 현실적 이익의 마찰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가 아닐 수 없다. 「이스라엘」의 애꾸눈 「다얀」장군의 전격작전에 큰 타격을 받은 「이집트」의 공군, 전차부대는 소련의 군원으로 다시 옛모습을 되찾았음은 공지의 비밀. 「이스라엘」의 「에일라트」호를 격침시킨것도 소련제 「미사일」이었고 보면 소련의 군원 「템포」가 얼마나 빠른가를 엿볼수 있다.
더욱이 소련육군참모총장 「자카로프」가 지난 21일부터 「카이로」를 방문하고 있는 것도 심상치않다. 중동전이래 대중동무기금륜정책을 고수행던 미국이 24일 마침내 금륜령의 일부해제를 발표하지 않을 수 없을만큼 사태는 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무기금륜일부해제가 소련의 군원과 성격이 같지 않은 것은 소련의 군원대상국에는 「이스라엘」이 빠져있는데 반하여 미국외의 그것에는 「이스라엘」뿐 아니라 일부 「아랍」국가들도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다.
시대역행적인 이와같은 무기공급경재은 「이스라엘」과 「아랍」국민의 적의에 기름을 붓는 결과를 가져오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직접협상이 없는한 「요르단」령 「예루살렘」과 「시나이」반도에서 한치도 물러설 수 없다는 「이스라엘」과 「이스라엘」의 생존권을 인정치 않는 「이집트」가 평화공존할 바탕은 언제마련될지? <신상갑 기자>

<중동전 지금까지>
▲6월 5일·중동전발발
6일·「아랍」공, 「수에즈」운하봉쇄, 미·영과 단교
10일·「시리아」·「이스라엘」과의 휴전으로 전전투종결, 소련 등 공산권, 「이스라엘」과 단교
14일·「유엔」안보리, 소의 「이스라엘」비난결의안을 부결
17일·「유엔」긴급특별총회열다, 「코시긴」 소 수상출석
17일·「포드고르니」소 최고회의간부회의장, 「아랍」공을 방문
23일·「존슨」미대통령·「코시긴」소련수상, 「글라스보로」에서 회담
▲7월4일·「유엔」특총결의안표결, 「이스라엘」의 「예루살렘」 합병비난결의가결
8일·「]수에즈」에서 대규모전투, 「유엔」안보리소집
9일·「이스라엘」과 「아랍」공의 휴전선에 「유엔」휴전감시단배치결정
21일·「유엔」총회 무기휴회로 사실상 폐회
▲8월 29일·「하루틈」에서 「아랍」수뇌회의열다
▲9월 1일·「아랍」수뇌회의는 『「이스라엘」의 불승인, 직접교제는 않는다』고 결의발표
▲10월 21일·「아랍」공, 「이스라엘」구대함 「에일라트」호격침
24일·「수에즈」운하를 사이에 두고 「이스라엘」군과 「이집트」군 3시간의 대규모적인 포격전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