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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대 받은 남북문제-제22차 lMF 총회가 남긴 것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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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금년도 제22회 1MF 및 세은 연차 회의는 후진국의 염원인 남북문제 해결에 어떠한 구체안도 제시해주지 못한채 특별인출권(SDR) 설정만을 결정하고 막을 내렸다. 지난 9월 25일부터 5일간 「리오데자네이로」에서 열렸던 IMF 총회는 지난 29일 신준비자산 창설에 관한 IMF 협정개정안을 만장일치로 채택, 세계경제는 이제 「불」의 지배로부터 국제금융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미국의 경제력이 옛날과 같이 강력하지 못하고 또 EEC 제국이 이를 부술 수도 있게 약화되었지만 그런 경우 되돌아올 「쇼크」또한 엄청날 것을 인식한 것. 때문에 최소한의 이 국제협력에서 버림받은 것이 남북문제 일 수밖에 없었다.
국제유동성을 늘리기 위해 마련된 SDR의 준비작업을 위해 IMF 이사회는 내년 3월까지 ⓛ신준비자산 창설에 관한 성문화 ②이에 따른 TMF 협정개정안을 작성해야하며 가맹 1백 7개국은 이를 늦어도 69년까지 자국에서 비준을 얻어두어야 한다.
SDR의 배분은 IMF 출자액 비율에 따를 것이므로 우리나라는 최초의 5년간 10억불씩 SDR가 방출될 경우, 약 3천만 불을 배당 받게 되는 셈.
이번 회의에서 SDR가 설정되기까지 나타난 두드러진 현상은 세계경제가 .미국의 「달러」지배로부터 벗어나 다각적인 국제금융시대를 맞이했다는 것.
하지만 그 중심좌표는 역시 「불」이라는 것을 재인식한 것. 그러나 미의 영향력에 반발하는 EEC의 저항력 또한 강력했다. 국제수지 흑자국인 EEC제국이 금과 연결되지 않은 신 준비자산의 창설을 달가워만 하지 않을 것은 당연. 따라서 SDR설정을 둘러싸고 EEC는 IMF총회에서 저항을 시도, 서독은 『지금 상태로는 국제유동성의 부족이 없다』고 주장했는가하면 불은 『불·「파운드」의 국제통화국 적자해소 선결조건』이라고 내세우기도 했다. EEC가 목적하는 것은 미국과 IMF에서의 대등한 지위. 말하자면 모든 IMF 결정사항을 85% 다수결제(현행 80%)로 합으로써 그들이 갖고있는 17%의 표결권을 거부권으로 보유하자는 것.
SDR창설에 있어 85% 찬성제로 만든 EEC의 처사를 금 다량 보유국의 횡포라고 못마땅히 여긴 후진국들은 IMF기구개혁을 들고 나오는 EEC의 주장에 맞서 결국은 SDR를 만장일치로 가져가기에 성공했다. 물론 이렇게 되기까지에는 만성적인 국제수지적자에 번민하는 미국이나 불황의 회오리바람에 감긴 구주 제국의 현황 때문에 주요국의 경기후퇴는 하여간 방지해야 한다는 생각이 통일된데 그 배경이 어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
국제 유동성 증가 방안이 해결된 반면 현상개선의 구체안은 하나도 없었고 그 단적인 예가 남북문제.
우리가 기대했던 것과는 동떨어지게 남북문제에 관한 아무런 결론도 얻지 못하고 끝난 IMF 총회이긴 하나 이 문제는 앞으로도 장구한 시일을 두고 해결해야할 난 숙제.
그런데도 불구하고 제2세은에 대한 증자문제가 매듭을 짓지 못한 것은 선진국들이 그 자신의 국내 경기타개책이나 국제취지역조를 돌리기에 급급한 때문.
세계경제는 이번 총회에서 신준비자산창설이란 국제 금융면에서의 새 「스타트·라인」에 섰지만 이것은 또 새로운 시련기의 시작을 뜻하는 것인지 모른다. <현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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