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괴간첩 침투 막는 백55마일 철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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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북괴의 휴전협정 위반행위는 잇단 철도폭파사건을 계기로 새로운 단계에 들어갔다. 이와 같은 「게릴라」식 파괴행위에 대비하여 한·미국 수뇌부는 지금 155마일의 휴전선에 강력한 방책을 구축하기 위한 준비를 활발히 진행시키고 있다.
군 소식통은 작년 11월 미국 측과 합의된 월남 증파 14개 선행조건의 하나로서 대 간첩작전에 필요한 장비를 내년 봄까지 도입하기로 한·미간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또 북괴 무장간첩의 침투를 막기 위해 이미 상당수의 조준경·대인「레이더」등이 휴전선 일대에 배치되었다고 이 소식통은 말했다. 그리고 바다를 통해 들어오는 간첩을 막기 위한 쾌속정·수색용「헬리콥터」등을 비롯한 각종 대 간첩작전 무기가 앞으로 계속 도입된다고 한다.
방책구축과 관련하여 최근 미 육군 공병감「캐스디」중장이 방한하여 한·미 고위층과 일련의 협의를 진행한 것으로 미루어 강력한 방위대책이 나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북괴는 올해 들어 지난 8월말까지 벌써 1백80여 건의 휴전선침범사건을 저질렀다. 그중 지난 7월 서부전선에서 미군「트럭」이 기습당한 사건과 미군 공병대 막사에 집중사격이 가해진 사건에 크게 자극 받은 미군들은 휴전선 남쪽에 이미 높이 3미터 가까운 철책을 서둘러 구축했다. 미군들은 철책 양쪽의 땅을 깎아 밀어 토끼 한 마리가 지나가도 보이도록 해놓았다.
휴전선의 9할 이상을 지키고 있는 한국군은 이미 오래 전에 많은 목책을 세워 무장간첩들의 침투를 막고 있다. 소식통에 의하면 한국군 경계지역의 목책을 전부 철책으로 바꾸는 작업에 미군 측의 시설원조를 기대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그러나 오는 9월말 국회에 제출되는 67연도 추가예산안에 계상되는 4억 원의 대 간첩작전 경비의 상당부분이 휴전선 방책구축을 위해 소요되는 것이 아닌가 보여진다. <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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