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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2년의 행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그 사람들은 지금 어떻게 되었을까?』 날마다 일어나는 숱한 사건, 화제 속에 어제의 사건은 잊어진다. 그러나 때로 영상에 비쳤던 얼굴처럼 생각키는 사람들 「건널목의 의인」「청구동 사건피해자」영등포은행「갱」사건 등 지난 2년 동안 일어났던 화제의 뒤를 쫓아본다.
66년도 저물어가는 12월21일 하오4시30분 영등포상업은행예금취급소에서 살인「갱」사건이 났다.
3인조「갱」은 문학기(30) 순경을 쏴 죽이고 현금1백20만원을 강탈, 영업용「택시」를 타고 유유히 도망쳤다. 국내를 발칵 뒤집어놓은 이 사건은 발생10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범인체포의 전망은 캄캄할 뿐이다.
경찰은 이「갱」사건만은 『범인이 체포될 때까지』「FBI」식 수사를 하기로 결정, 영등포경찰서안에 영구(?)수사본부를 두고 있지만.
10개월 동안 쏜 수사비가 5백여만원, 연1만3천여명의 경찰이 동원됐다. 작성된 서류가 55만여 「페이지」, 잇대어 늘어놓으면 1백리가 넘는다. 수사선상에 올랐던 용의자가 모두 3백44명, 그중 2백39명은 무혐의, 아직도 l백5명을 쫓고 있는 셈이다.
한편 「갱」을 당한 예금취급소는 전국적으로 「피아르」가 된 덕택(?)인지 예금거래실적이 오히려 20∼30%상승, 영업이 번창되어 당시의 행원12명이 현재 17명으로 늘어났다. 당시의 소장 이용복씨는 지난3월 본점 인사부 차장으로 영전됐고 나머지 11명의 행원들도 모두 타지점으로 전출됐다.
이 사건의 가장 큰 피해자 문학기경사의 미망인은 아직도 영등포구문래동3가29에서 7살을 맏이로 하는 3남매를 데리고 외부와의 접촉을 꺼리면서 살아가고 있다.
그 당시에 들어온 90만원의 조위금을 은행에 예금, 월이자 2만2천5백원으로 생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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