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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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추석날인 19일 전국 곳곳마다 사람들은 햇곡과 햇과일로 조상에게 제사를 지냈다. 이날 서울시내상가는 거의 문을 닫았는데 단지 골목길의 구멍가게만이 어린이들에게 장난감을 팔고있었다. 약40만의 서울시민이 고향으로 내려간 탓인지 이날 따라 서울거리도 한산, 단지 대목을 노리는 극장문 앞에만 인파가 줄지어 있었다. 서울시는 이날 1백7대의 「버스」를 증차하고 「버스」노선을 연장, 망우리. 동작동까지 운행토록했고 서울시경은 3천여 경찰관을 배치, 교통정리와 보안사범단속에 임했으나 망우리로 가는 합승이나 「택시」등은 초만원, 정원을 무시했다. 묘소주변에는 꽃장수와 물장수가 몰려들기도 했다.

<국립묘지에도 유족들의 성묘>
이날 잔디와 꽃으로 뒤덮인 동작동 국립묘지에도 이른 아침부터 성묘객들이 붐비기 시작했다. 특히 이역만리 월남 땅에서 장렬하게 전사한 영령들의 무덤 앞엔 많은 유족들이 참배, 먼저간 아들. 남편의 명복을 빌었다. 또 6.25참전 용사묘소엔 시골에서 올라온 노인네들의 모습이 띄엄띄엄 보였다. 한편 우리나라 유일의 유료공동묘지인 모란공원묘지(경기도 하도면 마석우리)에는 자가용 탄 성묘객들이 이따금 오갔다.

<고 이박사의 묘소엔 프 여사이름 화환도>
이날 동작동 국립묘지의 고 이승만 박사 묘소에는 미망인 「프란체스카」 여사 이름의 꽃다발을 비롯하여 각계에서 보낸 꽃다발이 가을의 맑은 햇살을 받으며 놓여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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