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아오모리] 공동입장 北서 적극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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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 공동입장은 북한측의 적극적인 요청에 따라 이뤄졌다. 신현택(58) 한국팀 단장에 따르면 지난 1월 24일 쿠웨이트에서 열린 아시아올림픽평의회 총회에서 세이크 아마드 회장이 이연택 대한올림픽위원회 위원장과 박명철 북한올림픽위원회 위원장에게 개막식 공동입장을 권유했다. 그러나 시기가 너무 촉박해 성사 가능성이 거의 없어보였다.

그런데 1월 30일 북한 박위원장이 갑작스레 이위원장에게 공동입장을 제의하는 서한을 보냈다. 이 서한이 이위원장에게 제때 전달되지 않자 다급해진 북측은 30일 오후 10시51분 아오모리의 북한선수단에 팩스를 보냈고, 이동호 북한 단장이 같은 호텔에 있는 한국선수단을 찾았다.

신단장은 바로 이위원장에게 보고한 뒤 철야 협상에 들어갔다. 한국 측은 '공동 행사는 개막식과 폐막식 공동입장에 국한한다. 일체 정치적인 내용은 뺀다'는 원칙을 제시했다. 북측은 매우 적극적이었고 한국측이 하자는대로 대부분 따랐다. 오전 3시쯤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31일 이위원장과 북한 단장, 조상남 북한올림픽위원회 서기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공동입장이 성사됐음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도 공동입장을 하자는 약속도 했다.

31일 밤에는 실무 협상이 열렸다. 신단장이 '총단장' 역할을 맡겠다고 하자 이단장이 승낙했다. TV 드라마 제작사(삼화프로덕션)대표이기도 한 신단장은 개막식 전 리허설에서 남북 선수들의 입장 순서와 위치까지 일일이 정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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