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의 사선 넘어 재생의 승리|대지에 환희의 첫발|축제의 길…청양서 서울까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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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청양=임시취재반】당초 구조본부는 김씨를 인양하는 즉시 응급치료만 마치고 「헬리콥터」편으로 서울에 공수, 가료하려 했으나 수송도중 소음 등에 자극을 받아 김씨의 안정을 해칠까 염려, 광산에서 하룻밤을 새우고 7일 상오에 떠나기로 한 것.
광산 임시진료소에서 지상의 첫 밤을 맞은 김씨는 『가족들이 보고 싶다』고 의사에게 사정했으나 이도 너무 자극을 줄까 걱정, 금지되었고 의료진은 밤을 새워 김씨의 주변에서 건강 회복을 지켜보고 있다. 진료소 주위에는 외부인의 접근을 금하기 위해 경찰관이 배치되어 경비를 맡고. 이날 밤을 뜬눈으로 새운 7일 새벽 6시쯤 딸 둘을 데리고 병실로 찾아온 부인에게 김씨는 한동안 말없이 서로 멀거니 바라보다가 『고생 많았지요』 『뭘, 걱정 많았겠소』 덤덤한 한마디 말속에 꾸밈없는 그들의 마음이 오고갔다.
따라 온 둘째 딸 경애(11)양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내가 서울 가고 없는 동안 공부 잘 하고 엄마 말 잘 들어라』고 타이르기도.
○…김씨가 갱 속에서 올라온다는 소식을 듣고 보도진이 구봉광산으로 모여들자 저녁밥을 먹으러 나갔던 수많은 광부들도 동료가 살아 나온다고 기뻐하며 밥을 먹다 말고 구조본부로 불러 들여 조심스럽게 끌어올리는 구명「캡슐」의 「와이어·로프」를 응시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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