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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이슈] 以寒治寒 샐러리맨 운동삼매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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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겨울은 움츠림의 계절이다. 대부분의 직장인은 운동의 필요성을 느끼지만 막상 살속까지 파고드는 한파(寒波)에 용기를 잃기 쉽다. 그러나 추운 날씨를 피해 실내 운동으로 건강을 유지하는 직장인이 늘고 있다.

밖으로 뛰쳐나가 이한치한(以寒治寒)의 정신으로 추위와 맞서는 직장인들도 적지 않다. 운동으로 겨울을 이기는 직장인들의 모습을 들여다봤다.

◇세상 밖으로=현대모비스 남오현(37)대리에게 겨울은 기회의 계절이다. 매서운 바람과 싸우며 수직으로 뻗은 빙폭(얼어버린 폭포)을 맘껏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남대리는 "빙폭 등반은 손힘만으로 하는 운동이 아닌 전신운동"이라면서 "추운 겨울을 누구보다 뜨겁게 보낼 수 있는 멋진 레포츠"라고 자랑했다.

크라운베이커리 문정현(27)씨는 스노보드 광이다. 가냘픈 몸매의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주말이나 공휴일이면 스키장에서 10시간 가까이 강행군을 한다. 문씨는 "눈 속을 가로지르면 직장생활을 하며 막혔던 숨통이 확 트인다"며 "일년 내내 겨울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물속에서=삼성전자 수원연구소 윤석인(29)씨는 3개월 전부터 회사 근처의 수영장에 다니고 있다. 윤씨는 "수영을 시작하면서 심폐기능이 좋아져 추운 날씨에도 감기에 걸리지 않게 됐다"며 "두꺼운 옷에 파묻혀 하루를 보내다 퇴근 뒤 수영복만 입고 물살을 가르는 재미가 쏠쏠하다"며 수영 예찬론을 폈다.

에이티커니 컨설팅사 전미영(28)씨는 잠수풀에서 스킨스쿠버를 즐기고 있다. 살이 찌기 쉬운 겨울에 몸매를 가꾸고 체력을 강화하기 위해 스킨스쿠버를 배우게 됐다. 3개월째 강습을 받는 단계이지만 전씨는 "면허를 취득하면 곧 다가올 겨울 휴가 때 동남아시아 섬에서 멋진 스쿠버 다이빙을 즐길 계획"이라며 들떠 있다.

◇실내가 좋아=GM대우차 이범재(45)씨는 점심시간을 활용해 사내 헬스장을 찾는다. 이씨는 이곳에서 헬스 기구를 들어올리며 열심히 땀을 흘린다. 이씨는 "건강한 몸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겨울철에도 운동을 지속해야 한다"며 "운동 도중에는 모든 근심과 걱정이 사라져 버린다"고 말했다.

쌍용차 이정희(29)씨는 최근 요가 삼매경에 빠져들었다. 요가는 특별한 기구나 큰 공간이 필요치 않은 운동이기 때문에 겨울철 체력 유지 및 몸매 관리에 매우 좋다고 한다.

이씨는 "장소나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손쉽게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운동"이라며 "공중부양(?)을 할 때까지 열심히 요가를 배우겠다"는 꿈을 내비쳤다.

LG생활건강 홍성하(31) 대리는 스포츠 댄스를 즐긴다. 인터넷 동호회를 통해 스포츠댄스에 접한 홍대리는 "겨울 들어 스포츠댄스를 즐기는 직장인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홍보대행사 비즈컴 김서희(24)씨는 요즘 저녁 식사 후 25층 높이의 아파트 계단을 열심히 오르내린다. 처음에는 무릎도 아프고, 숨도 가빴지만, 꾸준히 하다 보니 요즘은 두세번씩 왕복하기도 한다. 김씨는 "추운 겨울 실내에서 할 수 있는 최고의 운동"이라며 "돈이 들지 않아 부담도 없다"며 즐거워했다.

강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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