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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까운 9「미터」|굴하작업은 진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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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청양=김성수·박영수기자】속보=한 생명이 애타게 구원의 손길을 기다리며 지하 1백25미터의 갱 속에 파묻힌 지 1백57시간(28일 정오 현재)- 이젠 허기와 추위에 지칠대로 지친 이곳 청양광산의 배수부 김창선씨는 27일 하오 『잡지 조각을 먹어도 되느냐』 『「모빌」이나 「구리스」를 먹으면 살수 있는가』고 들릴락 말락한 낮은 목소리로 엄습해오는 사신을 쫓느라 안간힘을 쓰고 있다.
김씨는 구조반이 매몰된 흑을 파 내려가는 소리가 들렸는지 28일 상오 『공기소통이 잘된다』고 전화로 알려오고 갱목 한개가 무너져 내려왔다면서 『껍질만이라도 먹을 수 있느냐』고 물어왔다.
지상지휘소는 『씹기만 하고 뱉으라』고 말하자 무척 지친 듯 『졸음이 온다』고 말한 뒤 통화가 끊겼다.
김씨의 구조작업은 사고이후 만5일간을 허송, 26일 하오 1시에야 다시 원점에서부터 본격적인 구조작업에 들어가 29일 하오나 30일 상오에야 구조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인다.
구조대는 28일 새벽부터 안전「캡술」대신 규모가 더 큰 장갑「캡슐」을 이용, 굴하작업에 나서 이날 정오 현재 매몰된 흙 14「미터」중 5미터를 파 올림으로써 김씨와의 거리는 9미터로 단축됐다. 수직갱 사고구조전문가인 무극광업소(충북음성) 김상희 소장이 총지휘는 구조대는 26일 하오부터 지주공2명, 조수2명, 감독1명, 신호수1명 등 6명으로 한반으로 4반을 짜서 3시간씩 교대로 갱내에 들어가 27일 정오에는 갱내에 전깃불을 밝히고 매몰된 흙더미 속에서 16개나 되는 철근 및 「파이프」등 장애물을 용접기로 잘라내었다.
사방 5자 넓이로 매몰된 흙을 파 내려가 28일 정오 현재 5미터 깊이를 퍼 올린 구조반은 앞으로 남은 9미터부분은 돌덩이, 갱목, 철근 등이 적고 흙더미가 엉성하게 매어져있어 작업진도는 앞으로 더욱 빨라져 30일 상오쯤에는 사닥다리를 내려 김씨를 끌어올리거나 급식을 시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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