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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혁 1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모택동은 이제 불길을 끄든 가 더 크게 하든가 하는 결정을 내릴 때가 된 것 같다. 친모·반모의 무투(유혈투쟁)는 요즘 걷잡을 수 없는 혼돈을 계속하고 있다.
『자본주의의 노선을 걷는 한줌밖에 안 되는 권력파』가 실은 한줌 이상으로 훨씬 방대한 범위라는 것을 드러냈다.
중공군 기관지 「해방군보」는 반모파가 2천만 명으로 추산되는 민병을 이용해서 「모」에 대항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것을 액면대로 해석할 수는 없다. 해방군의 문혁 공세를 강화하는 구실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문혁」 1주년을 맞아 「모」는 우선 시간을 벌려고 하는 것이 틀림없다. 최근 중공군이 소련의 제1기병사단과 접경지대에서 충돌했다는 「대자보」(벽보)가 있는가하면, 「인도네시아」와의 외교관계도 다시 살벌해졌다. 「홍콩」의 홍위대소동, 「버마」에 대한 중공의 정책전환, 인도외교관에의 모욕 등은 모의 시간획득 작전인 것 같다.
「문혁」으로 인한 내홍의 인상을 덮는 것이 그의 장기전에선 급선무일 것이다. 「버마」에 대한 욕설이 어느 정도로 지독한 것인가를 보아도 그가 내부의 곤란을 외부의 긴장으로 극적인 전환을 하려고 애쓰는 것을 알 수 있다.
『역사라는 것은 정말로 긴 것이다. 무엇 때문에 그렇게 덤비는가?』 성미가 급한 발언자에게 모택동은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문혁」의 장기화는 실권파의 한계를 더욱 확대해갈 우려가 없지 않다. 실권파의 확대는 숙청의 범위가 확대되는 것을 의미한다. 중공의 전도다난은 실로 예측할 수 없다.
「모」의 이른바 「파리·코뮨식이상」은 미·소의 밀월 체제에서는 모험적인 항해이며 어쩌면 마지막 항로가 될지도 모른다. 그 「이상」에 대한 역사의 준엄한 심판만이 이제 남아있다.
「비동맹」 시대의 운명과 함께 「모」의 운명도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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