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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행 실패하자 후환이 두려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첫 배달한 연탄을 보고 한 여인이 연탄질이 나쁘다고 불평, 한때 말다툼을 했다.
그러나 잘 웃고 살결이 흰 여름 옷차림의 한 여인 속살이 드러나 보일 때 갑자기 욕정이 생겼다. 2백장을 4차례에 걸쳐 배달한 지군을 먼저 보내고 자기도 우물가에 가서 세수를 하는데 한 여인이 부엌으로 가서 연탄집게를 갖고 창고 쪽으로 가는 것이 보였다. 솟구치는 욕정 때문에 한씨를 뒤따라 가려다 말고 대청마루 건너 보이는 옷장으로 가서 잠그어 두지 않은 옷장을 열고 바지 등을 자기 옷에 겹쳐입고 연탄창고로 뒤따라갔다. 연탄갯수와 질을 확인하는 한 여인에게 『혼자 살자면 얼마나 쓸쓸하냐』고 묻고 왼쪽어깨를 끌어당겼다.
이때 한 여인이 『이 개새끼야, 사람 잘못 봤다. 쌍놈새끼!』라고 욕설하는 통에 정신이 돌았다. 한 여인이 소문을 내면 창피하고, 보복 받을 것이 겁나 순간적으로 창고 문을 받쳐둔 세모진 「블록」으로 뒤통수를 내리치고 후환이 두려워 부엌으로 달려가 일하는 황양을 도마로 내리쳤다.
그리고는 옷을 장롱 앞에 벗어 던지고 「금고」를 발로 차 금반지, 시계 등 5가지 패물을 장롱 속의 「필키」바지에 싸들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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