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쟁계획」고스란히 새나가|차만 마시고 홀로 돌아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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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신민당은 10일의 「6·8 부정선거 진상보고대회」가 좌절하게 되자 공화당의원만으로 열리는 국회개원을 저지하기 위해 치밀한 제2단계 투쟁방안을 마련했으나 이것마저 실패하고 말았는데 그 원인은 비밀로 했던 계획이 사전에 누설되었기 때문이라고.
그 계획이란 서울시내 14개 지구당과 서울시당 중앙당 등에서 16개 반으로 편성된 행동반을 조직, 될 수 있으면 공화당의원이 집에서 나오는 것부터 막아 국회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는 등 개원저지의 비상방안이었는데 비밀에 붙였던 이 계획이 고스란히 사전에 공화당 측에 들어가 공화당의원들은 새벽에 집을 나와 국회로 일찌감치 들어가 있었다는 것. 한편 국회의사당 앞에서의 데모도 경찰의 저지로 차질을 가져왔고, 이 때문에 유진오 대표위원은 이날 상오 9시 반, 10시 반, 2시 10분께 등 세 차례나 의사당 앞에 나타나 연좌데모에 참가하려 했으나 처음에는 당원이 모이지 않아 되돌아가고 나중에는 당원들이 연행된 후라 인근 다방에서 차만 마시고 앉았다가 홀로 돌아갔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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