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팍」 공동성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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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3일간에 걸쳐 태국 수도 「방콕」에서 개최되었던 제2차 「아시아」·태평양지역각료이사회(「아스팍」)의 공동성명서가 발표되었다. 이 공동성명서를 봄으로써 우리는 동회의의 함의사항과 성과를 총 평가할 수 있다.
특히 작년 6월의 서울 회의와 비교해서 어떤 점이 진전되었느냐를 척도 할 수 있다. 동시에, 그 동안 회의를 통해 노정 되었던 관계국간의 이견이 어떻게 조정되었는가를 규지 할 수 있다.
총체적으로 볼 때 이번 공동성명서는 그 내용에 있어서나 어구에 있어 서울회의와 비교해서 자못 격조 높은 것이 있다. 또 정치적인 문제에 있어 관계국간의 논란과는 달리 비교적 안전보장면의 「뉘앙스」가 강한 인상을 주고 있다.
첫째로 이번 회의를 통해서 가장 주목을 끌었던 것은 「아스팍」의 성격규정문제였다. 「아스팍」을 단순한 회의체로 지속시키느냐, 또는 실질적인 지역협력기구로 발전시키느냐에 집약되었다. 이와 같은 소극론과 적극론을 둘러싸고 관계당국간의 이견이 대립돼 있었다는 것은 그간의 보도로 잘 알려진 바 있다.
그러나 공동성명서를 통해 자국각료들은 연대적인 결속과 모든 위협에 대한 국가보안과 독립, 자유사회제도의 앙양강화, 경제협력 등을 다짐했다. 이는 작년 서울회의에서 적이 막연한 것이 있었던 것에 비해 「아스팍」의 성격을 보다 명백히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둘째로 사업계획 문제에 있어 서울회의서는 각종협력 「센터」를 「고려」하고「연구」하기로 했으나 이번 회의에서는 호주「캔버라」에 전문가 「서비스·센터」(기술자「풀」), 서울에 사회·문화「센터」를 설치할 것을 승인했다. 그 밖의 문제들은 보류되거나 또는 계속 검토하기로 하였다. 그러나 전기한 두 개 기구만이라도 진척을 보았다는 것은 높이 평가할만한 것이다.
세째로 한국은 이번 회의를 통해 아주 공동시장문제를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관계국의 동의를 얻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공동성명서를 볼 때 무역의 자유화, 경제계획의 조정, 지불협정 및 경제하부구조의 강화 등의 지성적 경제통합 및 협력분리를 연구토록 한 것은 그 한국주장의 일단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전기한 제 문제와는 달리 중공의 핵실험이나 월남문제에 관해서는 서울회의 때와 하등차이가 없는 미온적인 것이었다. 공동성명서를 보면 작년이나 마찬가지로 「중공」이라는 이름을 삭제하고 『핵실험을 개탄했다』고 하였다. 핵실험은 「개탄」할 성질의 것이 아니라 명백한 말로 「규탄」해야 하며 여기에는 호전적인 「중공」을 명백히 지적해야만 할 것이었다.
또 월남문제에 관해서는 「동정」이나 지원국들에 대한 「사의 표시」에 그칠 것이 아니라 그에 대한 공산침략을 규탄하고 아울러 그 지원강화를 다짐해야만 할 것이었다. 이렇게된 데는 중공과 년 약 7억불의 교역을 하고 있는 일본의 주장이 작용한 것으로 간주되고있다.
그러나 「방콕」제2차 회의의 조류를 볼 때 서울 창설회의보다는 진전한 것이 사실이다. 앞으로 제3차 회의는 68년 중에 「캔버라」에서 열도록 되었다. 「아스팍」은 해를 거듭할 수록 상호협력과 단합을 기조로 명실공히 「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기여하도록 우리는 다시 한번 요구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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