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울리던 폭력단 잡아주자 본서서 그대로 놔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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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대낮에 맥주병 삽자루 등으로 길 가던 학생들에게 뭇매를 때리고 책가방을 뺏는 등 행패가 심했던 속칭 「30개 사단파」 깡패를 파출소에서 검거, 본서로 넘겼으나 수사계에서 그대로 내보낸 사실이 23일 상오 밝혀져 주민들과 피해자들이 경찰서를 찾아와 항의하는 소동을 벌였다.
지난 21일 하오 4시쯤 모 고교 1년 이 모(18) 군 등 4명이 공덕동 전 마포교도소 앞길에서 깡패 조 모(20) 군 등 2명이 삽자루로 위협하는 통에 책가방을 뺏겼다.
이 날 가방을 되찾으려 마포구 아현동 617 모 다과점에 그들을 찾아갔던 이 군 등은 미리 기다리고 있던 20여 명의 깡패들에게 둘러싸여 깨진 맥주병 등으로 뭇매를 맞고 이 군은 전치 2주일의 상처를 입었다.
피해자의 신고로 마포경찰서 아현동 파출소 유 모 순경이 깡패들 중 조 모군 등 3명을 검거, 본서에 넘겼으나 본서 수사계 황 모 형사는 이들을 모두 불구속으로 다스렸다.
황 경사는 이들이 「리스트」에 오른 깡패들이지만 나이가 어리고 피해자들과 협의했기 때문에 내보냈다고 말했다. 그러나 피해자들은 협의한 사실도 없다면서 그들을 처벌해달라고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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