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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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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대구중구>
○…지난 16일은 4월 초파일. 많은 신도들이 모인 대구시내 어느 절간에 대구 시내에서 나온 두「가톨릭」신도인 입후보자가 참석, 정중히 무릎을 꿇고 예를 차렸다. 『저 사람 얼마 전 장로교에서 「가톨릭」으로 개종한 모씨 아냐?』하고 의아스러운 한 표의 눈이 여기저기서 흘겨봤다. 이곳 선거구에는 약4천표의 「가톨릭」표도 중요하지만 대소절간만 68개소나 되고 보면 불교도의 눈치도 살펴야 할 판- 차라리 「이단자의 칭호」가 달가운 심정이다.
더욱 「가톨릭」내부에서는 지난번 노기남 대주교의 은퇴 이면에 정부의 압력이 있었느니 없었느니 하는 말이 오가고 있어 여당 후보자로서는 힘든 변명을 늘어놔야 할 판에 절에서 불공까지 드렸으니….
○…이곳에 입후보한 신민당의 이대우씨는 『지난 24일 시내 동인동에서 한 노파가 순진한 어린이들 대 여섯명을 모아 놓고 「비스키트」와 「사탕」을 사줘가며 이만섭씨의 이름자가든 선전의 노래를 가르치는 현장을 잡았다.』고 폭로.
주로 노인과 노파가 선창 지도하는 이 노래 보급반의 보수는 일당 1천원이라고 했다. 그는 고발할 심산이었으나 점잖지 못한 짓을 상대할 것까지 없어 그대로 놔뒀다면서 노파의 손아귀에서 빼앗았다는 이씨의 노래를 소개해 줬다. (곡조는 「고향의 봄」과 같다)
나의 사는 고향은 능금 꽃피는 사람 좋고 인심 좋은 정의의 도시 나라 위해 젊은 일꾼 일어났으니 그 이름 이만섭 우리의 자랑
○…지난번 대통령 선거 때 신민당의 이대우씨는 몸살을 앓은 적이 있었다. 그러나 이 사실이 드러나기를 꺼려한 그는 좀 쉴 곳을 찾아가면서 소재를 극비에 붙였다. 왜? 앓는다는 소문을 퍼뜨리며 상대 당 후보자가 꽃다발이나 들고 찾아오고 이것을 사진까지 찍어 보도 하려한다는 소문이 퍼져 그가 자취를 감춘 것.
다행히 정양지가 감춰졌지만 상대편은 『이대우 후보는 중풍으로 일어나지도 못하니 그런 사람을 국회에 보내서야 되겠느냐?』는 「마타도어」를 쏘고 흑병작전(유흥가·이용업소 등에 「프락치」를 박아 은근히 특정 후보를 선전하는 작전)을 벌여 이대우씨는 연설장에 나가 매우 건강한 자신의 모습을 자랑하며 『이렇게 건강한 사람이 중풍이냐?』고 검게 탄 건강한 모습을 보여 반격을 했다.
○…대구만큼 발전 안된 도시도 없다. 대구 역사만 해도 고리타분한 모습이 허물어져 가기까지 한다. 이래서 후보자들은 대구역사의 개축을 공약으로 내세운다. 대구역사의 개축문제는 자유당 때부터 말이 오가다가 민주당 정권 때 50억환의 예산을 책정, 실행에 옮기려다 군사혁명으로 와해된 일이 있다.
63년 대통령 선거 때도 이 공약이 나왔으나 공염불에 그쳤고 이번엔 모 여당 후보가 역시 공약으로 내세웠고 박정희 대통령이 대구에 왔을 때 연구해 보도록 지시하자 대구 시내의 여당소속 입후보 전원이 입을 모아 『내가 힘써서 이 문제를 해결했다.』고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 17일엔 S극장, 지난 18일엔 C극장, 23일엔 J극장에서 여당의 기간 조직회의가 열려 성황을 이루었다고 모 당 후보가 폭로. 거기 참가한 사람들은 봉투 하나씩을 받았다는데 그 속에 상대당 운동원이 기간원을 가장 침투했다가 낯익은 전향자에게 적발되어 쫓겨났다는 이야기. 밀정·전향자·매수가 난무하는 선거전은 「드릴」이 만점.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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