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북폭 확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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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최근 북폭이 극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그에 따라 월남전쟁의 긴박감은 더 한층 고조되고 있는 듯 하다. 특히 최근의 북폭 중 미군은 「케프」 「호아라크」 「기아람」 등 월맹공군기지를 강타하기 시작하였다. 또한 산업시설에 대한 폭격을 확대했으며 발전소·강하교·「시멘트」공장·철도수리창 등이 연속적으로 강타되고 있다.
이 가운데서도 날카롭게 주목을 끄는 것은 월맹공군기지에 대한 폭격이다. 여태까지 월맹의 공군기지는 미국이 제한해왔던 금단의 주요목표였다. 다른 목표와 달리 월맹공군기지에 대한 폭격만은 신중히 삼가왔다.
그 이유로서는 기지폭격으로 말미암은 전면전으로의 확대가능성, 월맹기지가 중공으로 이동할 가능성 때문이었다. 또한 그 이유 가운데는 열세의 월맹공군을 구태여 격파할 필요성을 그렇게 느끼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월맹기지폭격에 대한 제한은 이제 완전히 해제되고 말았다. 월맹기지에 대한 폭격을 제한했던 전기한 이유로 보아 미국이 그것을 단행하기까지는 사태의 심각성과 모험성에 불구하고 결연한 결심히 있었다고 보겠다.
월맹기지폭격에 따른 사태의 심각성과 긴장감이 감돈다하더라도 이는 월남전의 수행에 있어서 불가피한 조치이며 연합국 측에 유리한 전세를 이룩할 중대한 계기가 될 것을 확신한다. 군사적으로는 물론 정치적으로 문제되고 있는 협상을 촉구하는 방법은 당면해서 이러한 길밖에는 없는 것이다.
원래 북폭의 목적은 월맹의 남침「루트」저지, 월남의 사기 앙양에 있었다. 그러나 지금에 와서는 사정이 딴판 달라져서 월남전 판결의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어있다. 공산월맹은 무엇보다 협상의 조건으로 북 폭 중지를 요구하게 된 것이다. 월맹이 종래에 내세웠던 4개 요구조건에 앞서서 우선 북폭 중지를 요구하는 것은 그들의 『북폭은 아무 것도 아니다』타는 표면적인 선전공세와는 달리 치명적인 타격을 받고 있음을 간취할 수 있다.
특히 북폭은 소·중공·월맹의 3각 연계를 교란시킬 수 있는 동시에 각각 그 내부의 동요를 촉구할 수 있다.
이를테면 중공문화혁명의 발단은 2년 전의 북폭 개시와 때를 같이 한다. 중공내부에서는 북폭 때문에 친소 화해 및 항전파인 유·등 파와 모·림 파간의 대립이 격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월맹내부에서는 무조건 북폭 중지 파와 조건부 북폭 중지파간의 대립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의미에서 최근의 북폭 강화는 모험성이 있다하더라도 보다 큰 군사적, 정치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또 월맹의 곤궁을 더 한층 심각하게 할 수 있다. 북폭 강화로, 심지어는 중공의 개입을 우려할지도 모르나 중공의 현 내부사정은 물론 중·소간의 악화로 보아 그럴 가능성은 좀 체로 발견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는 북폭 강화가 가져오는 제 이점을 고려해서 그 성과 또한 큰 것이 있을 것을 믿어마지않고 그것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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