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음력 3월 3일)은 삼짇날이다. 지난해 9월 9일(음력)에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온다고 하는 날이다.
제비의 귀환은 봄의 출발을 알리는 신호였다. 이날부터 마른 나뭇가지에 새싹이 돋고 산야에 봄나물·봄꽃이 지천을 이루기 시작한다고 여겨 옛 사람들은 산에 올랐다. 화류(花柳) 놀이를 즐긴 것이다.
축제와 꽃놀이엔 음식이 빠질 수 없다. 삼짇날 절식(節食)으론 쑥떡·탕평채·화전이 있다.
쑥떡은 봄에 최고의 약성(藥性)을 나타내는 쑥으로 만든 음식이다. 여린 쑥잎을 따서 찹쌀가루에 섞은 뒤 쪄낸다. 잘게 썬 녹두묵에 돼지고기·미나리·김을 섞은 뒤 초장에 무쳐 먹는 탕평채는 동물성과 식물성 식품이 골고루 든 웰빙식이다. 당파 싸움을 없애기 위해 탕평책(蕩平策)을 도입했던 조선 후기 영조 때 탕평채가 처음 등장했다는 얘기도 전해진다.
화전의 주원료는 진달래꽃과 찹쌀가루다. 이날 부녀자들이 진달래꽃이 만발한 산중턱에 올라 편을 가른 뒤 화전을 나눠 먹으면서 화전가(花煎歌)와 화전답가를 주거니 받거니 했던 장면은 상상만 해도 정겹다(『동국세시기』).
그런데 화전을 즐기며 화류 놀이를 하기엔 날씨가 썩 좋을 것 같지는 않다. 내주에도 쌀쌀한 봄이 예상된다. 이번 주말엔 전국적인 비 소식과 함께 기온 변화가 무척 크겠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