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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 강의「데아·알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서독 전 수상「콘라드·아데나워」박사는 중태에 빠져있다고 외신이 전한다. 『회복 될 희망이 없다』는 의사들의 시사도 있다. 「알렉산더」2세가「러시아」를 통치할 무렵에 탄생한 인물이나, 그의 생애는 거의 1세기를 점철한다. 올해 91세. 『「라인」강변의「데아·알테(노인」』라고 만 해도 세계의 사람들은 그를 알아본다.
수상직을 떠날 무렵인 87세 때까지도 그는 경이적인 건강을 누리고 있었다. 젊어지는 정형수술을 받지 않았느냐는 익살마저 있었다.
그의 건강법 제1조는「낮잠」이었다고 한다. 외국 여행 중에도 행사에 나가기 전엔 꼭 그 낮잠을 잤으며, 그러기 위해 식장 가까이엔 으례 침대가 있는 휴식 실 하나를 준비해야 했다. 하지만 소년다운 건강과는 달리 노인다운 고집이 대단했다. 엄격하고 완고하며, 책략에 능란했다.
정적들은 그러기에『과거의 망령』이라고 그를 욱박 질렀다.
그러나 14년간의「아데나워」집권은 전후에 파산지경이 된 독일을 일으켜 세워「유럽」대륙에 활기를 회복시켰다. 60년대의 서독 GNP는 7백억「달러」에 달했으며, 금 준비는 21억3천9백만「달러」로 세계 제2위의 국가로 머리를 들고, 외화 보유액 만해도 70억「달러」를 기록했다. 공업생산은 53년이래 85%로 상승 일로. 이른바 전후경제 부흥의「바이블」처럼 인용되는「라인」강의 기적을 그는 현실 속에 발현시켰다.
『나는 꼭 한가지 이유로 장수하고 싶소이다. 살아있는 동안에 「유럽」합중국을 보기 위해서 말이요.』그의 이상이 얼마나 높고 긍지에 넘쳐 있었는지는 이말 한마디가 함축하고 있다. 그러나「리버럴」한 사람들은 소련에 대한 그의 관념은 구식이고 몰이해한 것이라고 비판한다. 하긴 전쟁을 피하기 위해 소련과 어떤 화해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그는 머리의 어느 구석에도 전혀 갖고 있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키징거」정권이 중공과 비밀통상조약을 맺었다는 공개 된 비밀이 오늘에 있고 보면, 「아데나워」시대는 이제 퇴색하고, 그는 자신의 위대한 전설 속에 서서히 잠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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