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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경기후퇴와 「유럽」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금년도 상반기의 미국경제는 경기후퇴의 증세가 뚜렷. 이에 따라 서구 경제권도 성장률이 둔화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으로 싸여있다. 자유세계 경제권에서 선진 공업국 생산의 60%를 점하고 있는 미국이 경기 후퇴병에 걸렸다는 사실은 확실히 불안스러운 요소. 지금의 미국 경기후퇴가 지난해까지 월남전이란 자극을 받고 기적적인 번영을 구가한 후유증이기 때문에 하반기초의 조정단계를 거치면서 다시 원상회복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긴 하나 미국을 비롯한 서구 각국의 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듯하다.
67년에 접어들면서부터 심상치 않게 나타난 미국의 경제지표는 더욱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는 듯. 광공업 생산지수는 1, 2월 두 달 동안 3.1% 떨어지고 민간투자 활동을 가장 잘 반영하는 공작기계 발주도 전년비 32%감소, 자동차 판매고는 1년 전에 비해 20∼30%감소한 반면 지난해 10월까지 1년간 3.7%까지 올라간 소비자물가가 금년 2월까지 4개월간 0.3%밖에 안 올랐다는 것.

<억제에서 자극>
이러한 경제지표를 보고 미국 경기가 침체되어 간다고 성급한 단정을 하기에는 너무 이른지도 모르나 월남전 「에스컬레이션」으로 인한 경기 상승「무드」가 이제는 그 효과를 상실한 것임에는 틀림없다. 이 같은 사실을 증명하는 것으로는 미국 정부의 재정금융정책이「억제」에서 「자극」으로 방향 전환한 것을 들 수 있다.
지금의 경제정세에 대해 미 정부나 경제계 전문가들은 재정지출의 증가와 끈덕진 소비수요가 회복제로서 작용하여 금년 중간부터는 경기를 회복하고, 하반기부터는 다시 경기상승의 길을 치달려 금년 경제성장률 최저의 5·5%(실질성장률 3∼3.5%)의 목표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각국서 금리 내려>
이와 같은 미국 경제정세를 초조하게 지켜보고 있는 것이 서구경제권. 영국의 국민경제사회연구소가 추정한 서구제국의 금년도 실질경제 성장률(미국이 3.5%를 달성한다는 것을 전제로)은 불 4.5%, 서전 3.5%. 화란·오지리가 3%, 서독·백이의 2.5%, 영 0.5%로 지난해 수준을 하회하는 국가가 대부분이고 「노르웨이」가 5%로 같은 수준, 이태리가 5.5%로 지난해 추정 5.3%보다 0.2% 상회한다는 정도. 하지만 서구 경제 전문가들은 미국의 성장률이 2.5%밖에 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어 성장둔화 현상이 더 한층 심각해지지 않을까 하는 비관론이 지배적.
이에 대한 처방으로 등장한 것이 공정금리의 인하. 금년에 들어서면서 구주 각국이 금리전쟁에 종지부를 찍고 공정금리를 인하하게 된 원인은 경기과열→고금리유발→「코스트·인플레이션」→경기진정→자금수요 감소→금리인하의 순환과정을 거쳤다고 볼 수 있겠지만, 하여간 고금리가 기업의 수익성을 침범하고 투기를 조장하여 합리적인 투자의욕을 막기 때문에 금리인하가 경기회복을 부채질하는 요소로 작용하도록 기원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따라서 금리를 내린 서구 각국은 미국의 공정금리가 인하되어 해외투자를 조장하면서 서구 경제권의 성장둔화 현상을 방지하도록 바라고 있다.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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